사회 사회일반

진술 번복-귀국 종용 여부-대통령에 늑장보고 '3대 미스터리'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을 두고 청와대와 윤 전 대변인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윤 전 대변인은 성추행 여부는 물론 피해자인 인턴 직원을 자신의 호텔방으로 불렀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전면 부인하고 있다. 특히 성추행 의혹 이후 '도망 귀국'이 이뤄진 점을 놓고 청와대의 지시에 따른 것인지 혹은 윤 전 대변인의 자체 판단에 의한 것인지가 성추행과 별개로 또 다른 쟁점으로 떠오른다.

성추행 공방 "엉덩이 잡았다" vs" 허리쳤을 뿐"


가장 핵심이 되는 쟁점은 윤 전 대변인이 20대 초반의 주미 한국대사관 인턴 여직원을 성추행했는지 여부다. 피해 여성은 경찰 신고를 통해 "용의자가 '허락 없이 엉덩이를 움켜잡았다(grabbed)'"고 진술했다.

하지만 윤 전 대변인은 엉덩이가 아닌 격려 차원에서 허리를 한 차례 친 것뿐이라고 부인했다.

윤 전 대변인은 지난 11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술자리에) 운전기사가 있는데 어떻게 그 앞에서 성추행할 수 있을 것이며 어떻게 그 앞에서 폭언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밝혔다.

그는 "제가 여자 가이드의 허리를 툭 한 차례 치면서 '앞으로 잘해. 미국에서 열심히 살고 성공해' 이렇게 말을 하고 나온 게 전부였다"고 해명했다.

인턴 직원을 호텔방으로 불러 성추행을 했는지에 대해서도 상반된 주장이 나오고 있다.

피해 여성은 윤 전 대변인이 욕설을 퍼부으며 자신의 방으로 오라고 해 갔더니 거의 알몸 상태로 있었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윤 전 대변인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윤 전 대변인은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고 브리핑 자료를 다른 직원이 갖다주는 줄 알고 문을 열었는데 인턴 직원이어서 "여기 왜 왔어? 빨리 가"라며 문을 닫았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그런 상스러운 말을 할 인간도 아니고 제가 감히 상습적으로 제 방으로 그 여자를 불러서 어떻게 한다는 것은 제 상식과 도덕성으로는 결코 상상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귀국 종용 靑 "자진 귀국" vs "그런 적 없어"

피해 인턴 직원과는 별개로 윤 전 대변인의 귀국이 어떤 과정에서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윤 전 대변인은 사건 발생 다음날인 8일(현지시간) 미국 상ㆍ하원 합동의회 연설에 참석하지 않고 오후1시35분 비행기를 이용해 귀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을 받았다.


귀국일인 10일 밤 윤 전대변인을 수행했던 전광삼 선임 행정관은 "(현지에서) 미국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을 수도 있고 수사 공조 체제가 돼 있으니 귀국해서 수사를 받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며 본인이 판단해 결정하라고 말해 본인이 귀국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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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윤 전 대변인은 "이남기 홍보수석을 영빈관에서 만났더니 '재수가 없게 됐다. 성희롱에 대해서는 변명을 해봐야 납득이 되지 않으니 빨리 워싱턴을 떠나 한국으로 돌아가야 되겠다'고 말했다"며 청와대가 귀국을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변인은 "해명을 해도 이 자리에서 하겠다고 말씀 드렸는데 잠시 후 이 수석이 '1시 반 비행기를 예약해놨으니 핸드캐리 짐을 찾아 제가 머물고 있는 윌러드 호텔에서 가방을 받아 나가라'고 했다"고 밝혔다.

귀국 전 부인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먼저 귀국을 해야 한다며 청와대 관계자들에게 말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제 처가 몸이 아파서 귀국하겠다고 이렇게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이 수석은 전날 윤 전 대변인의 기자회견이 끝난 후 청와대 기자들을 만나 "제가 귀국하는 게 좋겠다거나 얘기한 것은 없다"고 재반박했다.

늑장보고 왜 이남기 수석 "시간이 없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순방을 수행한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이 발생했는데도 사건이 발생한 지 만 하루나 지나 박 대통령에게 보고가 이뤄진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워싱턴DC 경찰에 접수된 사건 보고서에 따르면 발생 시간은 7일 오후9시30분부터 10시 사이다. 이 수석은 다음날 오전9시30분께 사건을 처음 인지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에게 보고가 된 시점은 그로부터 하루 뒤인 9일 오전9시10분께다.

이 수석은 "그때 바로 보고드릴 시간이 없었다는 게 거짓말 같을지 모르지만 정말 시간이 없었다"며 "가능하면 더 많은 정보를 얻어 그날 저녁에 보고드리려 했지만 대통령 일정이 너무 바빠 다음날 아침에 보고했다"고 말했다.

권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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