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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중ㆍ저층 재건축의 대명사인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와 가락 시영 아파트의 스카이라인이 확 바뀐다. 중심부에는 초고층을 허용하되 주변부는 중ㆍ저층으로 짓도록 해 도시 경관을 확보하게 된다. 특히 잠실 주공5단지의 경우 잠실역 주변은 최고 50층의 초고층이 들어서는 반면 한강변에는 5층짜리 저층 아파트가 배치된다.
서울시는 25일 기존 재개발ㆍ재건축 사업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창조적 정비 모델을 제시하기 위한 '미래지향적 공동주택 조성방안'을 발표했다. ★서울경제 3월11일자 1면 참조
이번에 제시한 새 정비사업 모델은 주민과 시공사 위주로 수익성에만 집중했던 기존 사업구조에서 탈피해 공공성을 대폭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새로 마련된 방안에 따르면 앞으로 2,000가구가 넘는 대규모 재개발ㆍ재건축 구역사업에는 시가 위촉한 공공건축가가 참여해 계획 및 설계 단계에서 자문과 조율 역할을 맡는 한편 시공 단계에서는 이 같은 초기 계획이 제대로 반영됐는지 여부까지 검토하게 된다.
이와 함께 '특별건축구역' 제도를 활용, 성냥갑 같은 획일적 단지 조성에서 탈피해 다양한 도시 경관을 연출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특별건축구역이란 건설기술 수준 향상 및 창의적 도시 경관 창출을 위해 건축 관련 규제를 완화할 수 있도록 특별히 지정하는 구역을 말한다.
시는 이번에 제시한 새 모델을 적용하기 위해 잠실 주공5단지와 가락 시영 아파트를 시범사업으로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추진위원회 단계인 잠실 주공5단지는 제2롯데 슈퍼타워가 들어서는 잠실역 인근을 50층 높이의 주상복합으로 지을 수 있게 하되 한강변에는 5층짜리 저층 아파트를 배치하게 된다. 한강변에서 잠실역으로 이어지는 공간에 자연스러운 스카이라인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또 역에서 한강으로 이어질 수 있게 단지 중앙을 관통하는 보행 네트워크를 구축해 입주민은 물론 지역 주민들이 단지 내 공동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현재 90%의 가구가 이주한 가락 시영 아파트에는 폭 160m로 단지를 관통하는 길이 1㎞의 중앙녹지 공원이 조성된다. 중심부에는 최고 35층의 초고층을 배치하고 주변부로 갈수록 낮아지는 스카이라인이 조성된다.
이 밖에 시는 '공동시설 총량제'를 도입해 가구당 2.5㎡의 일정 규모 이상의 주민공동시설을 짓도록 하되 구체적 시설은 각 지역에 맞게 탄력적으로 정할 수 있게 했다. 기존에는 각 시설별 최소 설치 기준이 있어 공동시설이 획일적으로 설치돼온 문제점이 있었다.
시는 또 담장 설치를 지양하도록 해 공동주택 단지와 주변 지역 사이에 일었던 갈등 요소도 해소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유승 서울시 건축정책추진단장은 "이번에 마련한 정비 모델을 통해 공공과 정비사업의 각 주체가 협업하는 체제로 전환해 새로운 주거문화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