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령 자치주 푸에르토리코가 1일(이하 현지시간) 만기가 돌아오는 공공금융공사(PFC) 부채를 갚을 수 없다고 선언하면서 디폴트(채무불이행)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달 31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빅터 수아레스 푸레르토리코 지사 수석보좌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푸에르토리코는 더 이상 채무를 상환할 돈이 없으며 1일 만기인 PFC 채무 5,800만달러(약 680억원)도 상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어떤 행동이 취해지지 않는 한 오는 11월이면 정부의 유동성이 바닥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재정파탄 상태에 빠진 푸에르토리코가 사실상 디폴트를 선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서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달 20일 "8월1일 만기 도래하는 채무를 상환하지 못할 것임이 사실상 확실하다"며 PFC의 신용등급을 'CC'로 강등했다. CC등급은 디폴트 임박 상태를 뜻한다. S&P는 앞서 지난달 14일 푸에르토리코의 신용등급을 CC로 낮추기도 했다.
현재 '미국판 그리스'로 불리는 푸에르토리코는 갚아야 할 빚이 약 720억달러(84조원)에 달하지만 재정이 고갈되면서 채무상환 능력을 상실한 상태다. 특히 푸에르토리코는 그리스와 달리 구제금융을 받을 수 없다. 미국 자치령인 푸에르토리코는 나라가 아니어서 국제통화기금(IMF)을 통한 구제금융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디폴트 위기를 모면하려면 미국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아야 하지만 공화당의 반대 등으로 이마저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자체 해결이 불가능한 상태에 빠진 푸에르토리코는 결국 파산을 선언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푸에르토리코의 채무는 지난 2012년 파산을 신청한 미국 미시간주의 디트로이트보다 4배나 큰 사상 최대 규모다.
알레한드로 가르시아 파디야 주지사는 이미 6월 "부채를 다 갚을 수 없다"고 밝히며 모라토리엄(채무상환 유예)을 호소했다. 당시 가르시아 파디야 주지사는 수년간 상환 유예를 추진할 것이라며 채권단과 만나 8월30일까지 채무 재조정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