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 中 日 바둑 영웅전] 마법이 나오다가 말았다

■ 비금도의 소년


흑1로 따낸 수가 너무도 기분 좋다. 축머리를 이용당할 여지를 없앴고 상변에서 중앙으로 흘러나온 백대마의 사활을 은근히 위협하고 있다. 백2로 하나 보강한 것은 필연. 여기서 3으로 몰아버린 수순 역시 통쾌하다. “거의 절망이군요. 백이….”(배준희) “최근에 마왕이라는 새 별명이 생긴 이세돌이 뭔가 마법을 쓰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야.”(서봉수) 흑9가 조금 지나쳤다. 참고도1의 흑1로 단속하는 편이 간명했다. “약간의 가능성이 보이는군.”(서봉수) 백10으로 젖히고 백12로 버틴 수순이 검토실의 찬사를 받았다. “맞아. 그런 식으로 흔들어야 해요.”(원성진) 백14를 보자 서봉수가 혀를 끌끌 찼다. “마법이 나오나 했더니 오늘 이세돌의 컨디션이 별로 안 좋은 모양이야. 여기선 아주 무식하게 뻗대야 하는 건데….”(서봉수) 서봉수가 제시한 것은 참고도2의 백1 이하 15까지(12는 3점 따냄)였다. 이런 식으로 하변까지 살리고 나면 백도 도처에 집이 많아 승패불명이라는 설명이었다. 실전은 흑이 15의 자리에 손을 쓰게 되어 계속 백이 고전을 하게 되었다. “이거야 원 도무지 희망이 절벽이로군요.”(배준희) “일단 기다려 보자고. 이것보다 더 절망적인 바둑도 이긴 경력을 지닌 이세돌 아닌가.”(서봉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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