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는 16일 약속어음과 당좌수표를 위조해 할인판매하는 수법으로 거액을 챙긴 조기환(36·무직·서울 관악구 신림동)씨와 내연관계인 최모(39·여·서울 구로구 구로동)씨를 유가증권위조 등 혐의로 구속하고 이를 시중에 유통시킨 박모(49·유통업·경기 의정부시 신곡동)씨 등 5명을 사기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경찰에 따르면 조씨 등은 지난 2월 중순께 최씨 집에 칼라복사기와 수표발행기 등을 갖춰 놓고 약속어음의 금액과 발행자를 화공약품으로 지운 뒤 액면가 1,000만원짜리로 위조해 박씨에게 120만원을 받고 파는 등 약속어음과 당좌수표 등 61매의 유가증권(액면가 22억원)을 위조, 이를 매당 120만~170만원씩 모두 1억원을 받고 유통시킨 혐의다.
조사결과 조씨 등은 일간지에 「약속어음·당좌수표 쓰실 분」이란 광고를 낸 뒤 이를 보고 연락해온 박씨 등에게 『부도가 얼마 남지 않은 딱지어음인데 헐값으로 넘기겠다』고 속인 후 위조어음 등을 퀵서비스로 전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 등은 위조된 유가증권들을 액면가 그대로 거래처 등에 유통시키거나 사채업자에게 다시 할인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조씨 등이 사용한 약속어음과 당좌수표 원본이 도난당한 것임을 확인해 입수 경위를 추궁하는 한편 위조 어음 및 당좌수표를 할인구입한 60여명의 명단을 확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최석영기자SYCHOI@SED.CO.KR
입력시간 2000/05/16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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