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한·아세안 정상회의] 박근혜 대통령, 6개국 정상과 30분단위 릴레이 회담… '동남아 세일즈외교'

박근혜 대통령은 11일 아세안 6개국 정상들과 연쇄 개별 정상회담을 갖고 각국과의 현안 및 경제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위 사진 왼쪽부터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통싱 탐마봉 라오스 총리, 아래 사진 왼쪽부터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부산=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은 11일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해 6개국 정상들과 30분 단위로 릴레이 양자회담을 갖는 등 '동남아 세일즈 외교'에 촌음을 아끼지 않았다.

동남아 국가들이 진행하는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대한 한국 기업의 참여를 당부하고 투자를 확대하는 방안에 초점이 맞춰졌다.


인도네시아, CEPA협상 재개에 공감대… 포스코 투자여건개선 당부

박 대통령은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갖고 "올해 2월 이후 답보상태에 빠져 있는 양국 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협상을 조속히 재개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조코위 대통령은 "시장·투자·경제협력 등 세 가지 기둥으로 접근하면서 상호이익이 되도록 노력한다면 조속한 협상재개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13년 10월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당시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2013년 안에 CEPA를 체결하기로 합의했지만 인도네시아 정권이 바뀌면서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다.

박 대통령은 "포스코가 인도네시아 철강공장 준공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투자여건 개선을 요청했고 조코위 대통령은 제철 분야는 자신도 관심이 큰 분야라고 소개하면서 "직접 현안을 챙겨 나가겠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인도네시아 철강회사인 크라카타우스틸과 합작 일관제철소 건설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상(上)공정 공장은 준공했지만 인도네시아 측의 단독 열연 공장 추진으로 하(下)공정 투자에 차질을 빚고 있다.

양국 정상은 △외교장관 공동위 재개 △국방·방산 △전자정부 △금융 △해양인프라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태국, "한국기업 6조 규모 수주… 물관리사업 차질 없어야"

박 대통령과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정상회담에서 한국 기업들이 이미 수주를 한 6조2,000억원 규모의 물관리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서로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태국 물관리 사업은 총 11조원 규모로 태국 내 25개 강 유역을 앞으로 3~5년에 걸쳐 관리하게 된다. 수공을 포함한 우리 기업은 전체 9개 사업 모듈 가운데 6조2,000억원 규모의 2개 모듈을 수주했지만 군부 쿠데타로 총리에 오른 쁘라윳 총리 정권 출범 이후 사업계획이 전면 재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박 대통령은 한국 기업들의 기술력과 풍부한 경험을 소개하며 우리 기업들이 획득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존중해달라는 입장을 전달했고 이에 쁘라윳 총리는 그러한 방향으로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양곤 항만재개발 사업에 우리기업 참여지원 요청


박 대통령은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갖고 양곤항만재개발 사업에 대한 우리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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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업은 양곤 남서부지역에 산업단지 개발과 연계한 새로운 항만을 건설하고 양곤 하구에 항만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으로 우리 정부는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상태다.

박 대통령은 "한국기업의 미얀마 투자 확대를 위해서는 전력, 토지 확보, 금융지원 등의 문제가 해결됐으면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고 이에 테인 세인 대통령은 "한국기업의 미얀마 투자여건 개선, 한국 금융기관 활동지원 등에 대해 관심을 갖고 검토해나가겠다"고 화답했다.

또 양국 정상은 독토예-예잔빈 아연 탐사사업, 보피붐 지역 크롬광산 공동지질조사, 광해관리 사업 등 광물자원 분야에서도 협력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고 미얀마 정부가 추진 중인 인프라 건설사업에 한국기업의 참여를 추진하는 건설 분야 양해각서(MOU)를 맺기로 했다.

싱가포르, 고속철도 사업 적극 협력… 바이오·의료분야로 확대

박 대통령은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 만나서는 오는 2015년 말 이후 경쟁입찰 방식으로 추진하게 되는 싱가포르~말레이시아 고속철도 건설사업에 한국기업의 참여기회를 확대해줄 것을 당부했다.

고속철도 사업은 총사업비 130억달러 규모로 한국 기업과 말레이시아 현지 유력 건설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에 참여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양국 정상은 한국의 창조경제 정책과 싱가포르의 지식기반경제 정책이 창조와 혁신을 중시하는 공통점을 갖는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하고 △바이오·의료 분야 공동 연구개발(R&D) △중소기업 협력 촉진 △과학기술공동위 가동 △사이버 안보 등에서 협력 방안을 모색해나가기로 했다.

특히 리 총리는 싱가포르가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에 다수의 산업공단을 설치했다는 점을 소개하면서 한국 중소기업의 참여방안을 제안했다.

필리핀, 태풍피해 복구 지원… 항공기 등 국방분야 협력도

박근혜 대통령과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은 양자회담을 갖고 필리핀 태풍피해 재건복구 사업에 한국 기업이 참여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아키노 대통령은 태풍 하이옌의 피해복구에 한국 정부가 지원해준 것에 감사를 표시했으며 앞으로 복구사업에 한국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항공기·호위함 등 국방 분야에서도 적극적인 협력을 당부했고 이에 아키노 대통령은 필리핀 안보상 한국의 군수품과 전력이 매우 유용하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오스 추진 새마을운동… 공적개발원조 확대 논의

박 대통령은 통싱 탐마봉 라오스 총리와 양자회담을 갖고 라오스가 추진하고 있는 새마을운동 관련 사업에 공적개발원조(ODA)를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박 대통령은 새마을운동 ODA 사업이 라오스의 '삼상정책(Three Pillar Policy)'과 연계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라오스 정부가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고 통싱 총리는 라오스 경제사회 발전을 위한 한국 정부의 개발협력 지원에 대해 고마움을 표했다.


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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