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책과 세상] 한·중·일 모두 토끼는 평화의 상징

■ 토끼 (이어령 편집, 생각의 나무 펴냄)


"'토끼 같은 자식'이 '놀란 토끼 눈'을 하고 '놀란 토끼 뛰듯'하다가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친다'" 우리 문화 속에서 '토끼'는 속담이나 동요, 설화 등에 자주 등장한다. 동요 '산토끼'에서는 혼자서 토실토실한 알밤을 주워오는 깍쟁이로 등장하고 '반달'에서는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 타고 있는 평온한 동물로 나온다. 최남선은 한국의 반도 지형을 토끼로 보는 것을 마땅찮게 생각하고 대륙을 향해 포효하는 백두산 호랑이의 모습으로 바꿔 우리나라 최초의 잡지 '소년'에 게재했지만 현재 용맹한 호랑이는 동물원에서 보호받는 천연기념물 신세인 반면 토끼는 아직 건재하다. 이어령 한중일 비교문화연구소 이사장은 한국과 중국, 일본 세 나라의 문화를 비교하기 위해'십이지신'의 문화를 비교하는 시리즈를 기획했다. 지난 해 펴낸 '호랑이'에 이어 다가오는 '신묘년'을 맞아 두 번째로 '토끼'를 출간했다. 책은 이나가 시게미 국제일본문화연구센터 교수, 진연산 북경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 등 한ㆍ중ㆍ일 학자 10명이 펼쳐놓는 토끼에 대한 삼국의 문화 이야기다. 책은 하늘을 나는 새 중에 평화를 상징하는 것이 비둘기라면 평화를 상징하는 지상의 동물은 토끼라고 말한다. 달은 성장ㆍ풍요ㆍ번창 등을 대변하는데 계수나무 아래서 약방아를 찧는 토끼를 보며 평화롭고 풍요로운 불로장생의 이상 세계를 꿈꿔왔다는 것이다. 토끼를 뜻하는 '묘(卯)'에 만물의 성장, 번창, 풍요의 상징적 의미가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토끼의 이 같은 상징성은 삼국이 모두 공유하고 있다. 책은 삼국의 토끼 이야기를 통해 삼국 문화의 특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1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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