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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21일 국무회의에서 장관들에게 "모든 개인일정을 내려놓고 국가경제와 개혁을 위해 매진해야 한다"고 경고한 것은 내년 총선 출마를 저울질하면서 업무를 태만히 해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이 올해 하반기에는 노동 등 4대 부문 구조개혁 분야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며 내각의 분발을 촉구한 점을 감안하면 오는 8월에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을 교체하는 선에서 '원 포인트 개각'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총선 기웃거리는 장관들에게 경고=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장관들에게 "이 일(경제회복과 개혁)을 맡은 이상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우선적으로 이 일이 잘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본분"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7일 국무회의에서도 "개인적인 행로는 있을 수 없다"며 "오직 국민을 위한 헌신과 봉사로 나라 경제와 국민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처럼 박 대통령이 부처 장관들의 기강해이를 우려하며 '옐로카드'를 꺼내 든 것은 정치인 출신 장관들이 총선 출마 의지를 공개적으로 피력하거나 청와대에 출마 의향을 우회적으로 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소속 의원으로 내년 총선 출마가 거론되는 국무위원은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등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다음달 임기 반환점을 돌면서 올해 하반기에는 노동 등 4대 부문 구조개혁에서 성과를 내야 하는 중차대한 시점에서 장관들이 총선에 관심을 보이게 되면 부처 기강이 일순간 무너지게 된다"며 "박 대통령은 장관들에게 좌고우면하지 말고 민생경제 회복, 국가개혁, 부정부패 척결 등 핵심 국정과제에 올인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황 총리, 비리 유형별 TF 구성=박 대통령은 4대 부문 구조개혁과 부패척결에 당장 나서지 않을 경우 우리 경제가 재정위기에 빠진 그리스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 대통령은 "개혁을 하지 않으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어둡고, 특히 미래세대에 빚을 남기게 돼 고통의 반복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우리는 4대 개혁을 반드시 해내야만 하고 개혁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폭넓은 지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그리스가 경제위기를 맞은 것도 미리 그런 것들을 준비하지 않고 개혁에 국민들의 동참을 이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황교안 국무총리에게 비정상의 정상화, 부패척결 등의 추진방향에 대해 물었다.
황 총리는 "총리실은 국민생활과 밀접한 분야의 각종 비리에 대해 비리 유형별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단속과 함께 제도개선을 아우를 수 있는 총체적인 대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또 "대형 국책사업에 대해서는 미리 국책사업 상시 검증팀을 설치해 부처 간 칸막이, 정보독점 등 사업 투명성을 방해하는 구조적인 요인을 제거하고 예산집행도 상시 검증을 해서 낭비를 방지하는 모범사례로 정착시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황 총리는 특히 "부처 내에서의 독립성과 위상을 확실하게 감사팀에 보장함으로써 실질적인 감사 기능이 발휘될 수 있도록 하고 내부 부조리와 부패가 자율적으로 근절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