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의 온라인 중심 영업채널 '하나건강금융플라자'가 설립 두 달 만에 1,392억원의 신규 대출 실적을 올렸다.
오프라인 1개 지점이 1년 동안 신규로 유치한 주택담보대출 규모의 7배가 넘는다. 두 달로 영업일수를 똑같이 적용하면 무려 43배에 이른다.
지점 축소 등 은행권 채널 혁신 움직임 속에서 나타난 하나건강금융플라자의 약진은 창구 중심의 뱅킹 전략에 대대적 변화가 불가피함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20일 하나은행 등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2월15일 운영에 들어간 하나건강금융플라자가 탁월한 대출 실적을 올려 주목된다.
이달 15일까지 집계된 신규 대출 규모는 주담대 1,160억원, 신용대출 232억원 등 총 1,392억원에 이른다. 기존에 나간 대출 가운데 연장 처리된 규모는 1조32억원으로 조사됐다.
대전 콜센터 금융부 산하에 있는 하나건강금융플라자는 인터넷과 전화를 통해 대출 상담부터 집행까지 논스톱으로 이뤄진다. 통상 고객이 온라인으로 대출을 신청하면 상담원이 내용을 확인하고 전화로 고객과 상담을 통해 대출을 실행하는 구조다. 사실상 온라인 영업채널로 보면 된다. 직원 수는 총 60명. 통상 지점 직원 수가 많게는 10명, 적게는 7~8명 수준임을 감안하면 6~8개 지점 근무 인력이 일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일반 지점과 생산성을 놓고 비교하면 격차는 놀라울 정도다.
한 시중은행의 2013년 신규 주택담보대출 규모를 전체 지점 수로 나누면 지점당 연간 191억원가량의 신규 대출이 발생했다. 한 달로 치면 16억원, 두 달이면 32억원에 불과하다.
이를 하나건강금융플라자의 신규 대출인 1,392억원과 견주면 1개 지점이 7년 남짓 주담대를 유치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만큼 뛰어난 실적을 올렸다. 다만 이런 생산성 차이를 온라인 채널 경쟁력에서만 찾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채널별로 어떤 상품을 취급했느냐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하나건강금융플라자에서는 한 달간 오프라인 상품보다 0.2%포인트 저렴한 주담대 특판 상품을 판매했다. 그 결과 올 2월 한 달간 하나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8,000억원이나 늘었다.
온라인 영업채널 조직에 변별력을 갖춘 대출 상품을 얹을 경우 시너지가 탁월할 수 있음이 증명된 셈이다. 고금리ㆍ고성장시대에 구축된 고비용 구조를 깨야 하는 은행 입장에서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볼 수 있다.
금융계의 한 인사는 "금융이 모바일과 온라인 위주로 재편되고 있어 은행마다 영업채널 다변화와 관련한 고민이 크다"며 "비대면 채널 이용 고객이 전체의 90%가 넘고 카드사 정보 유출로 아웃바운드(금융사가 고객에게 다가가는 형태) 텔레마케팅 영업에도 타격이 큰 상황이라 어떤 식으로든 스마트 금융을 강화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