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청와대, '왕수석' 문재인 거취놓고 고민

사의 의사 잇단 표명속 적임자 선정에 난항

문재인(文在寅) 청와대 민정수석의 거취 문제를 놓고 청와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문 수석이 올 가을부터 건강상의 이유로 "쉬고 싶다"는 뜻을 지속적으로 표명해온 만큼 새해초 단행될 개각 시기와 맞물려 "이번에는 쉬게 해줘야 한다"는 내부 의견이 적지 않지만, 내보내자니 그의 역할을 대신할 만한 적임자를 구하기가 마땅치않기 때문이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도 지난 8일 동남아 순방을 떠나기에 앞서 문 수석의 '사의'를 전달받았으나 가타부타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귀국 후 청와대 관저에서 수석보좌관 등 참모진을 불러 저녁식사를 함께한 자리에서도 노 대통령의 관련 언급은 없었다고 한다. 문 수석의 거취 문제가 지난 16일 일부 언론에 보도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는데도 청와대가 "사실과 다르다"고 밝히고 있는 것도 이런 고민을 담고 있다는 지적이다. 청와대의 한 핵심 참모는 1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문 수석을 쉬게 하고 싶은데 마땅한 대안이 없다. 사람이 없는 것"이라며 "상황에 따라선 본인은 힘들겠지만 계속 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심신이 지칠 대로 지친 문 수석을 계속 그 자리에 두는 것도 노 대통령에게는 적잖은 부담이 될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거의 3년간의 청와대 생활 동안 안질환을 앓아온 문 수석은 설상가상으로 올여름 이후 국정원 도청파문 등 격무에 시달리면서 인공치아를 10여개나 심은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정부가 곧 집권 4년차를 맞이하는 정치적 환경도 또다른 변수다. 여당 내에서는 지난 10월 재보선 참패 이후 당.정.청 쇄신을 통해 여권 전체가 거듭나야 한다며 청와대의 인적쇄신을 강력히 주장해왔다. 이런 배경을 들어 청와대내에선 "문 수석이 이번에는 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점차 늘어나는 분위기다. 만약 문 수석의 교체가 이뤄질 경우 청와대에선 대폭의 인적개편과 함께 내부역학구도에도 상당한 변화가 뒤따를 전망이다. 한 핵심 관계자는 그러나 "문 수석 거취 문제는 굉장히 유동적이다. 인사는 마지막까지 가봐야 안다"며 예단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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