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추가상승 여력… 대세상승엔 이견

■ 주가 연중최고치 돌파 전문가 진단주식시장이 짧은 숨고르기를 끝내고 23일 연중최고치를 돌파했다. 관심의 초점은 상승세의 지속 여부. 더 오를 수 있다는 데 전문가들의 견해가 일치한다. 다만 상승폭과 대세상승 여부에 대해서는 엇갈린 견해가 나오고 있다. 거시경제 전문가들은 최고 700포인트까지 오를 수는 있지만 대세상승으로 이어지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펀드멘털의 회복이 아직 본격적으로 일어나고 있지 않은 상황에 대세상승은 기대난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외국계 증권사 등은 내년 3월 말 종합주가지수를 800선까지 예상한다. 이들의 경기와 주식시장 전망은 GDP 발표 이후 단ㆍ장기 전망 모두 긍정적으로 돌아섰다. ◆ 신후식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경제조사팀장 경기에 선행하는 주식시장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앞서 이미 바닥을 다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증시급등의 큰 축인 내년 경기회복 전망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경기회복 속도와 주가상승 속도에 대해서는 좀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경기회복속도보다 현재 주가상승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판단이다. 주식시장이 지속적인 상승세를 타기 위해서는 유동성 장세가 실적장세로 이어져야 하는데 경기 회복보다 주가상승 속도가 너무 빠른 것 같다. 지난 3ㆍ4분기 미국 자동차 매출이 20%까지 늘어난 것과 국내 소비심리의 회복에서 보듯 경기회복의 신호는 여기저기서 나타난다. 하지만 급격하게 'V자형'으로 돌아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식시장이 바닥을 다지기는 했지만 경기회복의 속도와 맞물리며 한 차례 조정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1ㆍ4분기 경기지표들의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측면에서도 주가는 또 한 차례 쉬어가는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 이상재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경제조사팀장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뒷받침된다면 추가상승이 가능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경제의 펀더멘털이 따라가주지 못하는 상황인 만큼 보수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유동성 보강에도 불구하고 경제지표가 시장의 기대치를 만족시키지 못할 경우 투자심리가 급속히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지수가 650선을 넘어설 경우 추가상승은 힘들어 보인다. 다음달 중 조정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고 조정은 내년 1ㆍ4분기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2ㆍ4분기 중반부터는 본격적인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다시 오름세를 탈 가능성이 높다. 국내 경기가 금리나 재정정책 등 경기부양책으로 어느 정도 침체 국면을 벗어날 수는 있겠지만 관건은 우리 경제의 핵심인 수출이 살아나느냐 하는 문제다. 하지만 아직 미국의 소비경기가 뚜렷이 회복되지 못했고 설비투자도 살아나지 않아 내년 상반기까지는 수출이 호조를 보이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내년 1ㆍ4분기까지 저성장 국면이 이어지는 L자형 경기 패턴을 보이다 수출이 회복세로 돌아서는 내년 3ㆍ4분기쯤 경기가 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홍춘욱 굿모닝증권 이코노미스트 단기적으로는 유동성에 의해 다음달쯤 700선까지 추가상승도 가능하다고 본다. 최근의 금리상승으로 채권시장이 얼어붙어 시중 자금이 주식시장을 제외하고는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승세가 계속 이어지기는 힘들다. 금리상승 추세가 계속되면 주식시장의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기업들의 금융비용도 증가해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 따라서 다음달 초나 중순쯤 580~600선을 지지선으로 삼는 2~3개월의 조정장세가 예상된다. 국내 경기는 내년 1ㆍ4분기 말께 바닥을 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경제의 재고조정이 잘 이뤄지고 있는데다 최근 경기 선행지수가 호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보기술(IT) 경기의 회복은 공급과잉이 여전한데다 업체간 합병 등 구조조정이 늦춰지고 있어 좀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 임태섭 골드만삭스증권 이사 22일 기준으로 시장 전망을 수정했다. 일단은 미국과 한국 모두 3ㆍ4분기에 경기가 바닥을 찍고 돌아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주식시장도 유동성에다 펀드멘털까지 받쳐주기 때문에 상승세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경기 사이클이 안정적으로 움직이는 가운데 내년 3월 말 800포인트까지 주식시장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경기회복 속도가 빠르게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다. 순차적으로 수출 등 지표들이 회복되면서 시장의 유동성과 합쳐져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또 채권시장의 랠리가 마무리되면서 돈의 움직임이 채권펀드에서 결국 주식시장으로 몰리고 있는 것도 주식시장 상승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적으로는 이달 중 680선에서 상승에 대한 테스트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수가 조금만 밀려도 상승장에 사지 못한 기관들의 매수세가 유입될 것으로 보여 680선에 테스트는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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