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우리 경제의 성장엔진인 제조업과 수출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산업통상 당국은 자유무역협정(FTA)의 전략적 활용과 네트워크 확대로 수출시장을 확대하고 외국인직접투자(FDI)를 유치한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세계 최고 수준인 FTA 플랫폼을 FDI 유치로 연결해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지로 발전시킨다는 것이다.
중국 또 하나의 내수시장 삼는 기회
FTA 플랫폼 전략은 중국과의 FTA 협정이행을 전제로 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가 체결한 다른 FTA에 비해 한중 FTA 내용이 부실한 점은 아쉽지만 이왕 체결된 협정이라면 하루라도 먼저 이행하는 것이 국익과 부합할 것이고 이제 FTA의 효과성을 높이는 과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더구나 우리 기업이 관심을 갖는 다수 상품의 중국 관세는 협정 이행 이후 20년이 지나야 철폐되므로 조기이행이 바람직하다.
중국 제조업이 빠르게 우리를 추격하고 양국 간 수직적 분업체제가 약화되고 있어 산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중 FTA 이행을 계기로 중국을 또 하나의 내수시장으로 간주하고 조기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중국과의 FTA 최종 협정문을 조기에 마무리하고 국회 비준을 거쳐 상세정보를 기업들에 제공해야 한다. 지난해 우리나라로 유입된 외국인직접투자는 115억달러(도착 기준)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유럽연합(EU) 및 미국으로부터의 투자도 늘었지만 중국의 대한 투자가 모바일게임(5억달러), 복합리조트(3억달러), 식품, 의류 등에서 총 12억달러로 늘어나 전년 대비 147.2%의 증가율을 보였다.
중국 기업의 대한 투자가 늘었다고는 하나 중국 전체 해외투자의 1% 정도가 우리나라로 유입될 뿐이다. 중국 시장을 겨냥한 글로벌 기업을 새만금 한중경협단지에 유치하기 위해서는 한중 FTA 협정이 상당 수준 업그레이드돼야 할 것이다. 한중 FTA에 개성공단 역외가공(원재료·부품을 수출해 역외에서 가공한 후 재수입한 최종 물품에 대해 원산지 지위를 인정하는 제도)이 인정됐지만 개성공단 생산품의 수출 비중은 지난 2007년 30%에서 최근 10% 수준으로 오히려 낮아졌다. FTA 역외가공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기반이 약화됐다는 의미이다. 현재 상태라면 역외가공 허용으로 우리나라보다 중국 기업이 더 혜택을 볼 공산이 크다는 우려도 나온다. 개성공단 FTA 활용 증대 및 남북경협 활성화 방안이 추진돼야 한중 FTA 역외가공 허용이 공단 입주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비관세장벽 해소 효과 극대화해야
단기간 내 FTA 혜택을 볼 수 있는 품목은 화장품, 신선 및 가공식품, 밥통 등 가전제품 등 주로 한류와 관련된 품목일 수 있다. 한중 정상회의에서 합의했음에도 김치에 대한 중국의 유산균 규정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으며 화장품의 경우 중국이 지나치게 까다로운 위생 기준 요건을 그대로 적용해 FTA 관세인하 혜택이 실현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한중 FTA에서 비관세장벽 개선에는 원칙적인 합의를 이뤘지만 중국의 비관세장벽은 워낙 탄탄해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 FTA 협정 이행과 더불어 중국의 비관세장벽을 해소하는 데 통상역량을 집중시켜야 한다. 특히 협정상의 협의체를 활용해 중국 당국이 성의있게 조치하도록 통상협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