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말기에 조성된 전북 익산 왕궁리 유적에서 굽은 물길이 감돌아 흐르는 대형 후원(後苑) 시설과 북문터 등이 발견됐다.
1989년부터 익산 왕궁리 유적(사적 제408호)을 발굴조사 중인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올해 조사에서 백제시대 궁성 내부 후원과 연계된 물길 흔적을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반 타원 형태의 물길로 둘러싸인 후원은 왕궁리 5층 석탑 북쪽 구릉지대에서 발견됐으며 규모는 남북 길이 약 240m, 동서 너비 71m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북성벽의 중앙에서 약간 동쪽으로 치우친 지점에서는 정면 3칸(길이 4.4m), 측면 2칸(폭 3.9m) 규모의 북문터가 발굴됐다. 이로써 왕궁리 유적에서는 동ㆍ서ㆍ남ㆍ북 모두에 걸쳐 문터가 확인됐다.
연구소는 이 건물터가 위치나 규모 등으로 봤을 때 거주 공간이 아니라 의례나 제례 등과 관련된 공간이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올해 조사에서는 ‘대관관사(大官官寺)’라는 글씨가 새겨진 기와가 북벽에서 발견됐으며 5층석탑 북동편의 민묘 이장 지점에서 중국 청자 조각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