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골프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데이비드 듀발(미국)이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듀발은 10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크빌의 글렌애비골프장(파71. 6천946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벨캐나다오픈(총상금 450만달러) 첫날 이븐파 71타를 쳐 공동23위에 이름을 올렸다.
5언더파 66타로 단독 선두에 나선 조이 신들러(미국)에 5타 뒤졌지만 끝없이 추락하던 듀발로서는 '선전'이 아닐 수 없다.
99년 3월 세계랭킹 1위에 올라 15주 동안 '1인자' 자리를 지켰고 타이거 우즈(미국)와 PGA 투어를 양분했던 것을 감안하면 첫날 공동23위가 초라하게 보일지 모르나 최근 2년간 질병과 망가진 스윙 때문에 세계랭킹 451위까지 떨어진 현재의 처지에서는 '희망'을 발견했다고 말할 정도다.
2001년 꿈에 그리던 메이저 우승컵을 브리티시오픈에서 거머쥐었던 듀발은 2002년부터 하향곡선을 그리더니 지난해에는 20개 대회에 출전해 16차례나 컷오프됐고상금은 8만5천달러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 철저하게 망가졌다.
올들어 재기를 위해 6월까지 필드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첫 출전한 US오픈에서 83타-82타를 쳐 컷오프된데 이어 디인터내셔널, PGA챔피언십 등 3차례 대회에서 한번도 언더파 스코어를 내지 못해 '이제 끝난 선수'라는 눈총을 받아야 했다.
그랬던 듀발이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은 지난 7일 끝난 도이체방크챔피언십.
타이거 우즈(미국)와 비제이 싱(피지)의 세계 1위 각축에 시선을 몰린 사이 듀발은 5언더파라는 좋은 성적으로 공동13위를 차지했다.
듀발이 무려 15개월만에 상금을 손에 쥐었다는 사실은 싱의 세계1위 기사에 묻혀 아무런 관심도 끌지 못했지만 듀발은 "이제 다시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든다"며 재기에 강한 의욕을 드러냈었다.
이날도 듀발은 290야드 안팎의 장타를 때려 냈고 아이언샷은 72%의 높은 그린적중률을 자랑해 옛 실력을 서서히 되찾아가고 있음을 알렸다.
한편 이날 경기는 악천후로 예정보다 5시간이 늦게 시작돼 일부 선수들은 티오프조차 하지 못한 채 중단됐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