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양을 위해 추가경정예산과 감세 정책 등이 동원되면서 올 1ㆍ4분기에만 12조원이 넘는 재정적자가 났다. 올해 전체 재정적자 목표치인 22조원의 절반이 넘는 규모다. 정부는 경기회복을 위해 재정을 조기에 집행하느라 1ㆍ4분기 적자폭이 커졌다고 하지만, 이 같은 적자가 계속될 경우 재정 건전성의 악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나라 곳간이 너무 빨리 비어가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21일 올 1ㆍ4분기 통합재정수지가 12조4,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상수입 등 총수입이 68조5,820억원을 기록했지만 총지출이 81조7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통합재정수지는 20조7,000억원의 흑자를 나타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사학연금기금, 고용보험기금 등 사회 보장성기금 수지 흑자를 제외한 관리대상수지는 21조9,000억원 적자였다. 사회 보장성기금은 사실상 정부가 마음대로 사용하기 힘든 자금으로 이를 제외한 관리대상수지가 실질적인 나라살림 형편을 보여주는 수치다.
이처럼 재정적자의 폭이 늘어난 건 경기침체로 정부가 씀씀이 폭을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이미 28조4,000억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음에도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등의 감세정책의 기조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은 "내년 세수는 올해 기업 여건을 바탕으로 이뤄지는데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됨에 따라 내년 재정여건은 대단히 열악하다"고 밝힌 바 있다.
재정부의 관계자는 "통합재정수지는 일반적으로 매월 비례적으로 증가하지 않고 수입ㆍ지출의 흐름에 따라 결정된다"며 "지출은 통상 상반기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 조기집행에 힘을 썼기 때문에 올해 전체로 보면 당초 세운 재정지출 계획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