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첫 시험대는 17일 박지원(사진 왼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비롯한 우리 측 인사의 개성공단 방문이다. 김대중평화센터는 북한이 전날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18일 개성공단에서 만나 화환을 건네겠다고 하자 이를 하루 앞당기자고 역제안한 후 이날 북측의 동의를 얻었다. 이에 따라 박 의원을 비롯해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김홍업 전 의원 등이 17일 개성을 방문할 예정이다.
북측 또한 고위급 인사가 나와 화환을 전달할 예정이어서 이들이 회동에서 나눌 이야기에 관심이 쏠린다. 북측에서는 김양건(사진 오른쪽)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가 나올 것으로 알려져 김 전 대통령과 관련된 언급과 남북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지난해 금강산을 방문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구두 친서를 받은 전례가 있는 만큼 김 제1위원장의 메시지가 전달될지도 관심이다.
18일 이후 나올 것으로 보이는 고위급 접촉에 대한 북측의 반응도 주요 분수령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광복절 경축사에서 "우리 정부가 제안한 남북 고위급 접촉에 응해 새로운 한반도를 위한 건설적 대화의 계기를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히며 북측의 호응을 촉구했다. 북한이 최근 들어 박 대통령에 대한 실명 비난을 자제하는 등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풀무질에 나선 만큼 조만간 답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에 개최되는 인천아시안게임 또한 700여명의 북측 인사가 대거 참가할 것으로 알려져 관계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18일부터 진행될 한미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이 관계개선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있다. 북측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한 14일에도 300㎜ 방사포로 추정되는 단거리 발사체 5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하는 등 UFG에 대한 반발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북측의 UFG 중단 요청에 대해 "일일이 대응할 가치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자칫 고위급 접촉 결렬로 이어질 가능성에 마음을 졸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향후 남북관계를 예측하려면 북한이 고위급 접촉에 대해 어떤 답을 내놓을지 봐야 하지만 한미군사훈련 종료 후 답이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