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타리/6월 10일] 호시우보(虎視牛步)

TV 다큐멘터리 ‘동물의 왕국’을 보면 동물의 삶에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초원의 제왕인 사자도 굶어 죽을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자는 보통 사흘에 한번 사냥을 하지만 평균 사냥 성공률은 30%에 불과하다고 한다. 수많은 초식동물이 초원을 메우고 있어도 사냥은 쉽지 않다. 그래서 사자는 한번 사냥에 나설 때 온 가족을 동원한다. 사냥감이 확정되면 몰이나 매복 등 가족 모두에게 각각 역할을 정해주고 전력을 다해 사냥하게 한다. 실패가 계속되면 굶주려야 하고 굶주림이 지속되면 죽음을 초래하기 때문에 사자 가족은 언제나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호시우보(虎視牛步)라는 말이 있다. 무슨 일을 할 때 눈빛은 호랑이가 먹이를 노리는 것처럼 날카롭게 하되 마음은 조급하게 하지 말고 소처럼 우직하게 한걸음씩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는 말이다. 나라가 쇠고기 수입 협상으로 시끄럽다. 연일 계속되는 촛불시위에 급기야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지만 시위는 계속되고 있고 지난 주말 72시간 연속집회에 시민 수십만명이 참석했다고 한다. 미국 대통령이 월령 30개월 이상 쇠고기가 한국에 수출되지 않도록 구체적인 조치를 마련하겠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시위는 더 거세지는 느낌이다. 너무 조급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사자나 호랑이도 먹이를 사냥할 때 좋은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리며 엿보다가 결정적인 순간이 오면 곧바로 행동에 들어가는 실리적인 행동을 한다. 빨리 성과를 내려다 일을 그르친 게 쇠고기 협상이었는데 문제해결을 너무 급하게 하다 보면 또 그르칠 수 있다. 지금은 기다리며 기회를 엿보는 여유가 더 필요한 때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위기에 이은 식량 파동과 고유가 사태로 주가가 폭락하고 물가는 치솟으며 세계경제가 위기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우리나라도 올해 경제성장률이 계속 하향 조정되고 있고 치솟는 물가로 서민 삶의 질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이제는 온 국민이 힘을 모아 호시우보의 지혜로 이 난국을 타개해나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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