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방폐장 투표결과에 모두 승복해야

방사성폐기물처리장 부지선정을 위한 주민 찬반투표가 어제 전북 군산시와 경북 경주ㆍ포항ㆍ영덕 4개 지역에서 실시돼 후보지가 선정됐다. 이에 따라 지난 19년간 우여곡절을 겪으며 표류해온 방폐장 건설문제가 큰 고비를 넘기고 사업추진에 탄력을 받게 됐다. 그러나 그동안 해당 지자체는 물론이고 주민들까지 유치를 위해 걱정될 정도로 과열경쟁을 해왔다는 점에서 투표결과에 대한 불복 등 후유증도 우려된다. 일부 시민ㆍ환경단체들이 방폐장 건립자체를 무산시키기 위해 각종 의혹을 제기해왔고 또 한편으로는 방폐장 유치에 실패한 지자체장들이 선거를 의식해 책임 회피용으로 시민들의 반발을 은근히 부추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런 일은 있어서도 안되고 용납돼서도 안 된다. 열심이 뛰었는데도 고배를 마신 지자체와 주민들의 실망과 허탈감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후보지가 되면 3,000억원의 국고지원과 매년 생기는 처리수입, 관련 공기업의 이전 등에 따른 막대한 파급효과와 이에 다른 획기적인 지역발전의 계기를 놓친 것은 안타가운 일이다. 그렇지만 정해진 절차에 따라 경쟁을 했던 것인 만큼 결과를 깨끗이 받아들이는 것이 마땅하다. 일각에서는 관권ㆍ부정투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부재자 투표신고서에 일부 이런 사례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선거관리위원회가 이를 정밀조사 해 무효처리 했고 이후 지자체간 경쟁이 과열ㆍ혼탁 양상을 보이자 선관위는 물론 사법당국까지 나서 불법행위를 엄격하게 감시감독 해왔다. 결과에 승복하지 못할 정도의 결정적 하자는 없다는 뜻이다. 이런 면에서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이는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뿐만 아니라 투표결과 불복은 여론의 지지를 받기 어려울 것이다. 오히려 지역이기주의를 앞세운 억지로 비쳐져 지역 이미지만 실추시킬 소지가 크다. 방폐장 건설은 더 이상 지연돼서는 안될 국가적 과제다. 올해 부지선정 작업이 이뤄지지 않으면 2008년부터 원전가동을 줄여야 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전력공급 차질이 경제 등 사회전반에 미치는 파장은 긴말이 필요 없다.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하에 후보지를 결정한 만큼 이제는 방폐장 건설이 순조롭게 추진되도록 협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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