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리뷰] 뮤지컬 '하드락 카페'

탄탄해진 스토리… 맛깔스런 노래<br>안무 보강등 완성도 높인 새 버전 선보여


10년을 걸어왔다. 작품의 끈끈한 생명력은 지속적인 진화 덕분이다. 지난 11월 24일 막을 연 뮤지컬 '하드락 카페'는 또 한번 껍질을 벗고 성장했다. 불분명한 스토리 구성이 한결 깔끔해지면서 복합적 갈등 구조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앙상블 동선을 고려한 안무와 새로 추가된 노래는 공연의 완성도를 높여주었다. 지난 98년 첫 선을 보인 이후 '하드락 카페'의 스토리는 끊임없이 바뀌었다. 초연은 윤도현 밴드가 출연했던만큼 '락커의 꿈과 사랑'에 초점을 맞췄다. 생활고 때문에 밤무대에서 트롯을 부르는 락커가 조직폭력배 두목의 여인과 사랑에 빠진 뒤 사랑의 도피 행각을 벌인다는 초연은 다소 진부한 홍콩 느와르 영화를 보는 듯했다. 2001년 허준호와 백지영이 출연한 '하드락카페 2'는 로맨틱 코미디적 요소가 강화됐다. 하드락 카페를 물려받아 카페를 되살리려고 고군분투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올해 1월 선보인 '하드락 카페'의 스토리는 다시 바뀌었다. 이번에는 휴먼 드라마의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주목 받던 인기 스타 '킴'이 마약에 중독되고 결국 자살하기까지의 과정을 역추적하는 방식을 그렸다. 하지만 등장 인물들간의 갈등 구조가 지극히 단선적이고 조연의 역할이 너무 제한적이라는 문제점을 드러냈다. 이번 공연에서는 이를 대폭 보완했다. 주방 보조원 '세리'의 꿈과 좌절이 클럽 가수 '킴'의 인생역정과 적절히 맞물리면서 스토리가 탄탄해졌다. 시간을 거슬러올라가는 방식에서 순차적 구성으로 바꾼 점도 눈에 띈다. 또 뮤지컬 넘버를 추가한 덕분에 대사는 줄고 노래가 늘어나 뮤지컬의 묘미를 살렸다는 점이 돋보인다. 올해 초 공연에 이어 또 다시 주인공 '준'역을 맡은 송용진은 안정된 노래와 연기를 선보였다. 깜찍한 주방 보조원 '세리' 역을 맡은 문혜영은 앙증맞은 연기로 연신 관객들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악역 '황사장' 역의 이태희는 불분명한 발음으로 대사 전달에 아쉬움을 남겼다. 공연은 30일까지 서울 나루아트센터에서 볼 수 있다.(02)3141-1345

관련기사



강동효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