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단독 '반쪽국회' 진행
예결위ㆍ상임위 가동 시작…반발중인 한나라당 선택주목
연말 임시국회가 소집 후 3일만인 13일 비로소 가동됐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국보법 폐지와 4대입법의 합의 처리를 등원 조건으로 내걸고 불참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반쪽짜리 국회로 전락하고 말았다.
관심은 새해 예산안과 3개 한국형 뉴딜 관련법안 등 주요 민생ㆍ경제법안의 연내 처리여부다. 당정은 이날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고위당정회의를 갖고 57개 주요 민생경제관련 법안을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킨다는 방침을 정했지만 야당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쳐 원만한 처리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우리당은 이날 오전 상임중앙위원회와 원내대책회의를 열어 이번 주부터 전체 상임위를 정상 가동하기로 하고 민생ㆍ개혁법안에 대한 상임위 심의 절차에 착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예결특위 계수조정소위가 이날 여당 단독으로 소집됐고 통일외교통상ㆍ문화관광ㆍ건설교통ㆍ보건복지위 등 6개 상임위의 전체회의 또는 법안소위가 여당 및 민주노동당 의원들만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천정배 우리당 원내대표는 "국회의원이 국회에 들어오는데 조건이 있을 수 없으며 지금은 국회가 싸움만 하고 있을 만큼 한가한 시기가 아니다"며 한나라당의 조건부 등원 제의를 사실상 거부했다. 박영선 우리당 원내 대변인은 상임위회의가 끝난 후 "단독으로라도 사력을 다해 민생법안을 처리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은 여전히 국보법 폐지 당론 철회 및 4대법안의 합의처리를 등원 조건으로 고수하고 있으며 여당이 내놓은 민생법안에도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우리당은 당장 14일부터는 예결특위를 단독으로라도 가동시켜 17일까지는 새해 예산안 처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박병석 우리당 예결위 간사는 "한나라당의 참석을 종용하겠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단독으로라도 17일까지는 예산 처리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배수진을 쳤다.
기금관리기본법 개정안과 민간투자법 개정안ㆍ국민연급법 개정안 등 이른바 뉴딜 관련 3개 법안과 종합부동산세법 등 예산부수법안도 임시국회에서 처리돼야 할 주요 법안이다. 김현미 우리당 대변인은 고위 당정협의 결과를 브리핑하면서 "쟁점이 있는 부분은 조속히 쟁점을 해소하고 야당을 설득해 차질 없이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하자는 데 (당정이) 의견일치를 보았다"고 전했다. 여야간의 막판 협상력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셈이다.
김창익기자 window@sed.co.kr
입력시간 : 2004-12-13 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