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유가하락은 호재… 디플레 우려 크지 않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경제장관회의에서 "최근 국제유가 하락은 공급 요인에 의한 것이며 우리 경제에는 큰 호재"라고 진단했다. 최 부총리는 유가 하락과 함께 제기된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서도 우리나라에는 발생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최 부총리의 유가 관련 발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연초 이후 그리스발 위기와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국제금융시장뿐 아니라 우리 증시까지 급락한 데 따라 경제사령탑으로서 시장의 우려를 진정시키기 위해 작심한 발언인 듯하다.


사실 그의 말대로 국제유가 하락은 한해 9억배럴의 원유를 사용하는 한국 경제 전체로 보면 횡재나 다름없다. 유가가 1달러 내릴 때마다 9억달러의 비용절감 효과로 직결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5대 국책연구기관 전망에 따라 올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63달러 수준만 유지해도 300억달러가 절감된다. 이 같은 비용절감 효과는 내수와 투자 부진으로 허덕이고 있는 한국 경제에 30조원의 신규 소비·투자 여력이 생긴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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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부총리가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개인 가처분소득 증대방안으로 내놓은 재정·금융 정책 패키지가 40조7,0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또 한 번의 경기부양 정책을 편 것과 동일한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기업의 생산비 측면에서 유가 하락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가 우리의 경쟁상대인 중국과 일본의 2배가 넘는다고 하니 수출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경제의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올 한해와 함께 시작된 국제유가 하락은 이처럼 한국 경제에 '천운(天運)'일 수 있다. 핵심은 유가 하락으로 발생하는 편익이 기업 안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석유류뿐 아니라 전반적인 제품 가격 인하로 민간소비가 확대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 호기가 제대로 활용될지 여부에 한국 경제 재도약의 성패가 달려 있다는 점을 정책당국자들은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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