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그의 말대로 국제유가 하락은 한해 9억배럴의 원유를 사용하는 한국 경제 전체로 보면 횡재나 다름없다. 유가가 1달러 내릴 때마다 9억달러의 비용절감 효과로 직결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5대 국책연구기관 전망에 따라 올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63달러 수준만 유지해도 300억달러가 절감된다. 이 같은 비용절감 효과는 내수와 투자 부진으로 허덕이고 있는 한국 경제에 30조원의 신규 소비·투자 여력이 생긴다는 의미다.
최 부총리가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개인 가처분소득 증대방안으로 내놓은 재정·금융 정책 패키지가 40조7,0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또 한 번의 경기부양 정책을 편 것과 동일한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기업의 생산비 측면에서 유가 하락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가 우리의 경쟁상대인 중국과 일본의 2배가 넘는다고 하니 수출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경제의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올 한해와 함께 시작된 국제유가 하락은 이처럼 한국 경제에 '천운(天運)'일 수 있다. 핵심은 유가 하락으로 발생하는 편익이 기업 안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석유류뿐 아니라 전반적인 제품 가격 인하로 민간소비가 확대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 호기가 제대로 활용될지 여부에 한국 경제 재도약의 성패가 달려 있다는 점을 정책당국자들은 명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