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태풍 휩쓴 풍곡마을 그후 100일

SBS,참상.극복과정 담은 특집다큐 28일 방영SBS가 송년특집 다큐멘터리 '태풍 루사 그후-풍곡리 100일간의 기록'을 오는 28일 오후11시55분 방송한다. '.100일간의 기록'은 지난 8월말 한반도에 상륙했던 태풍 '루사'의 영향을 이후 100여일 간의 피해지역 취재를 통해 전하고자 한 다큐멘터리다. 취재팀은 지난 9월2일 태풍의 최대 피해지 중 하나였던 강원도 삼척시 가곡면 풍곡마을에 도착, 이후 약 100일 동안 주민들과 함께 머물며 수해의 참상과 극복 과정 등을 카메라에 담아냈다. 화면에는 마을이 고립될 당시부터 첫눈이 내리기까지의 모습과 수재민들의 생생한 목소리 등이 고루 담겨 있다. 8월 31일 한반도를 휩쓸고 간 제 15호 태풍 '루사'. 아들 결혼식을 이틀 앞두고 있던 풍곡마을 민병호씨 가족은 '악몽 같은' 줄초상을 대신 치뤄야 했다. 결혼식 참석차 타지방에서 내려오던 노모와 형님이 불어난 물에 휩쓸려 그만 돌아가시게 된 것. 만물상 이상출씨 가족은 42년간 정들었던 집에서 달랑 '라면 한상자'만을 건진 채 맨발로 뛰어나왔다. 개학하자마자 임시 휴교를 맞은 아이들은 폐허가 된 마을이 영 낯설기만 하다. 이후 군 장병이 투입되고 자원봉사자가 줄을 이으며 마을은 어느 정도 안정돼 갔다. 하지만 주민들은 할 수만 있다면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심정 뿐이다. 임시 거처로 마련된 컨테이너에서의 생활은 불편하기 짝이 없지만 이런 컨테이너조차 지급 받지 못한 채 새우잠을 자야 하는 독거 노인의 모습도 보인다. 12월 8일. 풍곡리엔 하나 둘 올라선 새 집과 아직 보금자리를 마련 못한 이들의 컨테이너가 공존하고 있다. 부족한 정부의 지원과 분배를 둘러싼 갈등 속에 어느덧 내린 흰 눈이 마을 전체를 덮는다. 물 좋고 공기 좋기로 유명했던 풍곡리는 뒤따른 환경 재앙으로 또 한 번 몸살을 예고하고 있다. 뒷산의 폐광ㆍ폐석더미가 무너져내리며 황산과 중금속이 하천과 휴양림에 유입된 것. 농사는커녕 식수조차 위협 받는 상황이지만 뚜렷한 대책은 아직 전무하다. 관광객들이 유유히 플라잉 낚시를 즐기던 수려한 경관 역시 다시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제작진은 "태풍 '루사'가 남긴 폐해를 결산하고 수해복구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되풀이 되는 대규모 재난에 대한 대책을 생각해 보고자 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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