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의 임금삭감과 협력업체 등의 도움으로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를 이겨낸 대구지역 일부 기업들이 사정이 괜찮다싶자 이런저런 핑계를 내세워 이들에게 등을 돌리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대구 모백화점의 경우 최근 주부사원 28명 전원을 권고사직시키고 시간제근무원으로 재고용하겠다고 통보했다.' 이 백화점은 지하 식품관이 물류배송과정의 변화 등으로 업무가 줄어든다며 이같은 방침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특히 주부사원들은 파트타임으로 전환할 경우 임금이 40%이상 깎이는 등 불이익이 큰 만큼 정리해고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백화점측은 정리해고를 할 경우 회사 이미지에 손상을 입는다는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
주부 사원 김모씨(39)는 『회사가 부도 직전에 몰렸을 때 임금삭감을 감수하며 회사살리기에 나섰는데 이제와서 사직을 강요하고 있다』며 『특히 정부로 부터 보조를 받을 수 있도록 정리해고를 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이마저도 거부당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또 대구 모건설회사도 최근 중단된 아파트 공사를 재개하면서 채무를 연장해 주는 등 기업회생을 위해 노력해온 기존 하청업체를 제외하고 수천만원대의 아파트 도색 하청건을 특정업체에 넘겨 협력업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또 한 건설회사도 주채권은행 간부들의 요구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이유를 내세워 아파트 인테리어공사 및 알루미늄새시 공사를 기존 업체를 따돌리고 특정업체에 넘기는 등 일부 업체들은 각종 이유를 내세워 도움을 준 하청업체를 외면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회사가 어려울 때 고통을 함께 나눈 직원들과 협력업체에게 제대로 보상도 해주지 않고서 기업이 살아나자 등을 돌리는 것은 인간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비난했다. /대구=김태일 기자 TI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