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매도세로 일관해 온 투신사들이 앞으로 본격적으로 매수세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신사들은 올들어 지난 1ㆍ4분기까지 증시 전망이 밝지 않다고 보고 경쟁적으로 주식편입비율을 낮췄지만 최근 들어 시장을 짓눌러온 대형 악재들이 조금씩 해소되고 있다고 보고 매수에 적극 가담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주말 투신사들이 오랜만에 대규모 매수세를 펼치며 1,134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도 이 같은 변화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6일 제로인이 분석한 전체 투신사의 성장형 펀드 주식편입비율 자료에 따르면 거의 모든 투신사들이 연초에 비해 주식편입비율을 대거 하향조정했다. 이의 영향으로 주식편입비율은 연초 대비 평균 2.93%포인트 떨어진 78.99%를 기록했다.
편입비를 가장 많이 낮춘 투신사는 미래에셋투신으로 연초 91.26%에서 지난 3일 현재 64.69%로 26.57%포인트나 낮아졌다. 한국투신도 연초 83.6%에서 3일 현재 77.4%로, 현대투신은 76.1%에서 72.7%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들 투신사들은 이달부터 주식편입비율을 적극 늘려 나갈 방침이다.
이라크전쟁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있는데다 북핵 리스크도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카드채 사태도 진정되고 있고 악화된 1분기 기업 실적도 이미 시장에 반영돼 앞으로 증시가 하락하기 보다는 상승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투신 김호진 투자전략팀장은 “지수가 500선을 깰 수도 있지만 곧 회복할 것으로 보기 때문에 큰 의미는 두지 않는다”며 “530선쯤에서 매수에 들어가 편입비율을 90%까지 올릴 방침”이라며 말했다.
PCA투신운용의 이병렬 주식운용팀 차장도 “편입한도까지 주식비중을 늘릴 계획”이라며 “실적이 좋아지는 조선업종과 NHNㆍ다음 등 인터넷 분야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편입비율이 높은 투신사도 편입비율을 낮추지 않고 현재의 비율을 유지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삼성투신의 임창규 펀드매니저는 “2분기의 시장환경은 1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바뀔 것”이라며 “1분기의 높은 주식편입비율을 그대로 가져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기석기자 hank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