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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켈레톤 윤성빈, 질주본능 터진다

입문 1년 반 만에 올림픽 티켓

한국 첫 대륙간컵 金 딴 천재

14일 예선 출격 … 톱10 진입 기대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한 지 1년 반 만에 겨울올림픽에 나온 '천재 신예'가 있다. '불모지'인 한국 스켈레톤의 샛별 윤성빈(20·한국체대)이다.

윤성빈은 14일 오후9시30분(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산키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리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스켈레톤 남자 예선 경기에 나서 '미러클 소치'에 도전한다. 썰매에 엎드려 머리부터 내려오는 스켈레톤에는 이한신(26·전북연맹)도 출전해 한국은 이 종목 사상 최초로 2명이 함께 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결선은 15일 밤에 펼쳐진다.

윤성빈은 한국 선수 최초로 대륙간컵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낸 기대주다.


지난달 7일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린 대륙간컵 6차 대회에서 그는 1·2차 레이스 합계 1분45초73을 찍었다. 대륙간컵은 월드컵보다 한 단계 아래지만 한국 선수들이 자주 나가는 아메리칸컵보다는 수준이 높은 대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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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세 무서운 스켈레톤 천재=윤성빈은 성적도 성적이지만 더욱 놀라운 부분은 무서운 성장세다. 2012년 여름 서울 신림고를 다니던 평범한 학생 윤성빈은 체육선생님의 소개로 스켈레톤에 입문했다. 178㎝의 키에 농구 골대를 두 손으로 잡을 만큼 뛰어난 운동신경을 본 선생님이 강광배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FIBT) 부회장에게 테스트를 주선했던 것.

강 부회장의 지도로 3개월간 훈련한 윤성빈은 그해 9월 평창에서 열린 스타트대회에서 국가대표 선수들을 꺾고 우승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초고속으로 태극마크를 단 그는 지난해 3월 아메리카컵에서 4위와 5위에 오르며 데뷔 시즌(2012~2013)을 마쳤다. 2013~2014시즌인 지난해 11월 아메리카컵에서 동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따내더니 대륙간컵에서 12월 은메달, 지난달엔 금메달까지 따냈다.

더 높은 수준의 대회로 갈수록 거침없이 질주를 펼치고 있는 그는 아직 발전의 여지가 많은 게 최대 장점이다. 2018년 평창 올림픽 메달을 향한 발판인 이번 대회지만 10위권 이내 진입도 가능하리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 선수의 올림픽 최고 순위는 강광배의 20위(2002년 솔트레이크시티)다.

◇스타트와 코너 구간이 승부처=산키 슬라이딩센터는 난도가 높지 않은 트랙으로 꼽힌다. 4년 전 밴쿠버 경기장에 비하면 전반적으로 속도가 나지 않고 17개의 굴곡도 공략이 쉬운 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트랙에서는 빠르고 힘찬 스타트로 초반 가속도를 얼마나 붙이느냐가 순위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이후 좁은 형태인 코너에서 트랙의 가장자리 위쪽 벽을 활용해 가속도를 잃지 않는 활주 기술도 100분의1초를 다투는 레이스에서는 필수다.

윤성빈이 대륙간컵 때 두 차례 레이스에서 모두 기록한 4초59의 스타트(30~40m의 도움닫기)는 세계적인 수준이다. 올림픽 출전권 획득에 집중하느라 소치 트랙이 낯설지만 워낙 적응력이 좋은 선수다. 최근 일주일 동안 연습 레이스를 하며 코스를 익힌 윤성빈은 "올림픽이라고 해서 긴장되는 느낌은 없다. 많은 관중 앞에서 실전에 나선다면 재미있기는 할 것 같다"며 여유를 잃지 않았다.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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