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월요초대석/발자취] 재경부서도 손꼽히는 국제 금융통

뉴욕 재무관시절 나스닥 집중연구외환위기 한파로 은행이 무너지고 국가 경제가 흔들리던 지난 98년 5월19일 오후 3시, 과천 재경부 청사 회의실에선 미국계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의 해리슨 영 매니징 디렉터와 정의동 재경부 국고국장, 이정재 예금보험공사 전무가 상기된 표정으로 나란히 앉았다. '은행도 망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처음으로 알려줬던 서울ㆍ제일은행을 매각하기 위해 주간사 계약을 체결하는 자리였다. 금융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올라가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지난해 3월 코스닥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긴 정 위원장은 아직도 그 순간을 잊지 못하고 있다. 다시는 그 같은 일을 역사에서 되풀이 않기를 바라고 또 바라면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정위원장의 이력을 들여다 보면 단번에 발자취가 드러난다. 그는 재정경제부에서도 손꼽히는 국제금융통이다. 때문에 국고국장으로 재직하면서도 국제금융 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차출되기도 했다. 코스닥위원회 위원장 자리도 실은 국제금융에 밝은 그의 장기가 크게 작용했다. 코스닥위원회로 자리를 옮긴 지난 2000년3월, 재경부 관료들은 인선에 고개를 끄떡였다. 정위원장만큼 코스닥시장에 대한 이해가 많은 인물도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93년 뉴욕 재무관(현 재경관)으로 재직하던 정위원장은 미국 나스닥시장을 집중적으로 연구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한가지 일에 메달리면 끝을 봐야 속이 후련한 성격처럼 밤을 세워가며 나스닥 시장을 공부했다. 정위원장은 뉴욕 재무관시절 나스닥을 옆에서 보고 느낀 점이 업무에 많을 힘을 주고 있다고 회상한다. 코스닥위원장 부임 1년8개월을 맞는 정위원장이 요즘 주력하는 것은 투자자보호와 시장 투명성. 미국 나스닥시장이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투명성과 시장 참가자들의 믿음 때문이며 우리 코스닥시장 발전도 신뢰회복에 찾아야 한다는 게 정위원장의 지론이다. 정 위원장은 46년 경북 달성생으로 경북고, 서울대 경제학과,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했다. 행시 12회로 관계에 발을 들인 후 관세청을 거쳐 재무부 국제금융과장, 재경원 국제협력관, 국고국장으로 재직했다. 가족으로는 부인과 2명의 아들을 두고 있다. 남다른 체력으로도 정위원장은 유명하다.중학시절 배드민턴 선수로 전국체전까지 참가했던 경력도 있다. 지금은 주로 테니스로 체력을 관리한다. <약력> ▲ 1948년생 ▲ 72년 서울대 상대 경제학과 졸업 ▲ 72년 행시 12회 합격 ▲ 83년 재무부장관 비서관 ▲ 86년 재무부 국제금융과장 ▲ 89년 미국 벤더빌트대학원 ▲ 93년 뉴욕 재경관 ▲ 97년 재정경제원 공보관 ▲ 97년 재정경제원 국고국장 ▲ 2000년 코스닥위원회 위원장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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