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최초로 욕실관련 제품을 한곳에 볼 수 있는 '쇼룸'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시도로 국내 욕실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아메리칸스탠다드가 업계 정상을 향한 행보를 시작했다. 17일 서울 삼성동 소재의 쇼룸인 '바스하우스'에서 만난 이경순(54·사진) 아메리칸스탠다드 코리아 대표는 "10% 수준인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려 5년 안에 욕실용품 업계 1위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국내 업계 1위인 대림바스가 17%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이를 넘어서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야심찬 목표 달성을 위해 이 대표가 내세우는 전략은 두 가지. 우선 최고급 욕실용품 라인의 도입으로 고급 인테리어 시장을 잡겠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중·고가 라인이 중심인 브랜드 특성상 그간 고급 빌라 수요와 같은 고가 제품 시장을 노리기 힘들었다"며 "올해 들여온 일본 이낙스(INAX)의 최고급 제품군을 앞세워 이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욕실용 고가 제품은 단가가 하나당 평균 수백만원 수준인데다 마진도 높아 기존 제품을 능가하는 고부가가치 상품이라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번에 아메리칸스탠다드가 선보인 이낙스의 비데 일체형 위생도기만 해도 제품 하나 가격이 1,000만원에 달한다. 특히 이낙스의 최고급 라인은 아메리칸스탠다드의 기존 중고가 제품 판매도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대표는 "기존에 우리가 하지 못했던 고급제품 수요는 이낙스 제품으로 커버하고 그 밖의 욕실 제품은 아메리칸스탠다드 제품을 사용해 시공하는 '토탈 포트폴리오' 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년째 이어지는 건설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시판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한다. 이 대표는 "공용주택 경기가 안 좋은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작은 빌라와 같은 생활용 주택과 호텔과 리조트 등 상업용 건물 건설이 강세"라며 "품질 보증과 납기준수, 애프터서비스 강화에 초점을 맞춰 시판 규모를 더욱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600억원인 아메리칸스탠다드 매출에서 시판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0%. 불과 2~3년전만 해도 25%에 그쳤던 것을 감안하면 급속도로 성장하는 셈이다. 매체광고 등 최종 소비자를 겨냥한 홍보에 집중했던 기존 전략을 버리고 소규모 건설사 등 기업고객을 위한 B2B 마케팅을 강화하는 전략을 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대표는 "욕실용품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아직까지는 개인 소비자보다 건설사나 디자이너 등 업체 관계자들이 주체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그만큼 이제는 대중보다 B2B용 프로페셔널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중국 상하이 소재의 글로벌 본사에서 수전사업을 총괄하다 지난해 한국지사 대표로 부임했다. 그는 "아메리칸스탠다드 코리아는 본사가 진출한 호주와 아시아 등지의 20여개국 가운데 매출규모가 2번째에 달하는 핵심 지사"라며 "건설경기 침체로 다소 어려운 상황이지만 꾸준한 역량 강화를 통해 마켓 리더로 올라서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