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다시 뛴다 한국기업] SK, "미래 먹거리 발굴하자" R&D에 15조 투자

경기 이천에 위치한 SK하이닉스 공장 전경. SK하이닉스는 내년까지 1조8,000억원을 투자해 새로운 공장과 클린룸 등을 건설, 미래 먹을거리 발굴에 나설 방침이다. /사진제공= SK하이닉스

임형규 SK그룹 ICT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글로벌 포럼에서 해외 인재들에게 SK그룹 비즈니스 현황과 글로벌 ICT 동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SK


'안정 속 성장'을 올해 경영방침으로 내세운 SK그룹은 하반기에도 이러한 기조에 맞춰 적극적 투자를 통해 신수종 사업을 개발하고, 주력 제품 수출을 확대해 그룹의 미래가치를 키워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책정한 15조원 규모의 연구개발(R&D) 투자를 하반기에 집중한다. 그룹의 주력 사업인 에너지·화학, 반도체 사업 분야에 총 9조원 정도를 투자할 계획이며 미래성장 동력 발굴과 해외자원 개발에 각각 1조원과 9,000억원 가량을 투입할 예정이다.

에너지·화학 분야에서 SK종합화학과 일본 JX에너지가 합작한 연산 100만톤 규모의 파라자일렌(PX) 공장이 6월부터 상업 생산체제로 들어갔다. 이미 건설을 마무리 지은 SK인천석유화학의 PX공장도 하반기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가 연간 130만톤 규모의 PX를 생산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화학기업인 사빅과 SK종합화학이 함께 설립한 넥슬렌(고부가 폴리에틸렌)조인트벤처(JV)도 조만간 합작법인을 싱가포르에 설립하는데 이어 올해 내 울산 넥슬렌 1호 공장에서 고부가가치 폴리에틸렌 제품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SK루브리컨츠와 스페인 렙솔사가 합작한 스페인 카르타헤나 생산공장에서 연내 첫 윤활기유 제품이 나올 예정이며 지난 4월 준공한 싱가포르 '주롱 아로마틱 콤플렉스'에서도 하반기부터 PX·벤젠·오소자일렌 등 각종 석유화학제품을 양산한다. SK는 싱가포르 공장을 이 지역에서 생산한 석유화학제품을 전세계로 유통시키는 '허브'로 삼으면서 화학사업의 글로벌 생산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신성장 동력 확보에도 박차를 가한다. SK그룹은 지난 1월 그룹 운영체계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 반도체(SK하이닉스)와 통신(SK텔레콤), 시스템통합(SI ) 분야를 통합하는 새로운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정보통신기술(ICT) 기술 성장 위원회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SK텔레콤과 SK C&C, SK하이닉스가 시너지를 내면서 그룹의 퀀텀점프를 이끌어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SK하이닉스는 내년까지 1조8,000억원을 투자해 새로운 공장과 클린룸 등을 건설, 미래 먹을거리 발굴에 나설 방침이다. 하반기부터는 이천 공장에 신규 공장(FAB) 건설이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또 20나노 중반급 공정기술을 모바일 D램에도 확대 적용해 원가 및 기술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부가가치를 높여 나갈 예정이다. 또한 하이닉스는 롱텀에볼루션(LTE) 네트워크 확대로 스마트폰·태블릿 등 모바일 제품의 성능이 날로 고도화되고 있는 시장 추세를 감안해 모바일에 최적화된 고성능 반도체 양산 체제도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해 D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은 낸드플래시 솔루션 제품 분야도 강화한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에 소비자용 SSD 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기업용 SSD 상업생산에 돌입한다. 데이터 저장 최소 단위인 셀 하나에 3비트의 데이터를 저장해 저장효율이 뛰어난 트리플 레벨 셀(TLC) 및 3D 낸드플래시 제품 개발을 연내 끝내고 샘플 공급을 시작하는 등 낸드프래시 메모리 기술력을 꾸준히 강화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최근 미국 바이올린메모리의 PCIe 카드 사업부문을 인수해 낸드플래시 솔루션 분야 기술경쟁력을 한층 강화했으며 인수합병으로 확보한 우수 기술인력을 활용해 향후 고성능 서버 시장 확대에도 나설 방침이다.

SK그룹의 이 같은 미래성장전략은 독특한 경영체제인 '따로 또 같이 3.0 체제'에 의해 구체화되고 있다. 따로 또 같이 3.0은 SK그룹이 각 사별 독립경영과 그룹 차원의 시너지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도입한 고유의 운용체제다. SK는 올해를 따로 또 같이 3.0 체제 정착을 위한 원년으로 삼고 각 관계사들의 역량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그룹 전체의 안정과 성장을 꾀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각 계열사들이 스스로 성장 목표와 리스크를 관리하는 자율책임 경영을 강화하도록 유도하는 한편 복수의 관계사 또는 그룹 차원의 자원과 역량이 투입되는 공동 프로젝트 등 주요 투자사업 및 전략 수립 등에 대해서는 수펙스추구협의회와의 논의를 거쳐 추진하는 체제가 정착 단계에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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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포럼 통해 해외인재 네트워크 구축
SK그룹은 글로벌 영토확장을 위해 해외 인재들과의 네트워크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SK그룹은 지난 6월 중순 2012년부터 진행해온 글로벌 포럼을 미국 실리콘밸리와 미시간, 보스턴 등에서 5박6일 일정으로 개최했다. 글로벌 포럼은 SK그룹의 주력 사업인 정보통신기술(ICT)과 에너지· 화학분야 우수 전문가를 초청해 그룹의 비즈니스 현황을 설명하고, 관련 산업 동향과 미래성장 전략 등을 논의하는 자리다.

이번 포럼에는 임형규 ICT 위원장, SK텔레콤·SK하이닉스·SK플래닛·SK C&C 등 ICT 관계사와 SK이노베이션·SK케미칼 등 에너지·화학 관계사, 수펙스추구협의회 인재육성위원회 임원 20여명, 미국 현지 업체 관계자 및 관련 인재 15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실리콘 밸리에서는 처음으로 포럼을 개최했다. 이 포럼에서는 SK의 ICT 관계사가 중점 추진하고 있는 헬스케어, 낸드플래시, 시스템 반도체, 모바일 커머스, 빅데이터 등 전략사업 현황과 연구개발(R&D) 사례을 설명하고, 미래 전략사업 방향을 제시했다. 참석자들은 ICT 관계사의 주력 기술이 결합된 융복합형 사업 전망에 대해 높은 관심을 표출했다. SK그룹 측은 "이들과 글로벌 기술 트랜드와 차세대 성장동력 분야에 관한 정보를 상호 공유하는 자리가 됐다"고 평가했다.

SK그룹이 해외 우수 인재와의 네트워크 강화에 나서고 있는 것은 글로벌 기업 경쟁력은 핵심기술과 우수 인재에서 나온다는 판단 때문이다. 임 위원장이 이번 포럼에서 "기술과 인재에 기반한 핵심가치를 내재화하고 기술적 뿌리를 튼튼히 해야 글로벌 시장에서 승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SK그룹은 앞으로도 매년 글로벌 포럼을 열어 해외 우수인재와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인재채용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관계사들도 대거 참석시켜 계열사간 시너지도 창출해 나간다는 포석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인적 네트워크 강화는 현지 글로벌 업체와의 사업기회 모색부터 산업동향 공유, 우수인재 채용 등을 포괄하는 것으로 글로벌 영토확장의 필수조건"이라며 "이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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