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4월 6일] 창의적 '저탄소 녹색성장'

박용진(LG전자 환경전략팀 책임연구원)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 정부의 새로운 비전인 ‘저탄소 녹색성장’ 관련해 신성장 동력 확충, 삶의 질과 환경개선, 녹색 국가 위상 정립의 큰 그림이 그려졌다. 이를 통해 에너지 자립, 일자리 창출, 국토 공간의 녹색화를 이루겠다는 고무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사실 저탄소 녹색 성장의 길은 가야만 할 길이고, 또 안 가겠다고 버틸 수도 없는 길이다. 그런데 최근 경제 대책과 저탄소 녹색성장의 비전의 연결은 명확하지 않다. 현재 노후 차량을 고연비 신규 차량으로 교체하면 보조금을 주는 법안이 발의되고 있어 경제 문제를 환경적 관점을 가미해 해결하는 단초는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목돈이 들기 때문에 일반인의 소비 확대 효과는 기대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저소득층에 실질적으로 생계 지원 효과가 크면서 내수 진작을 통해 기업 활동을 활성화할 수 있는 저탄소 녹색성장 관점의 정책이 제시돼야 할 시점이다. 지금까지 제시된 여러 대책은 인플레이션, 소비 쿠폰의 현금화, 임시직 양산, 저가의 에너지 저효율 제품 소비 급증과 같은 역작용이 사전 고려됐을 것이다. 이들 역작용은 실질 구매력 하락 및 소비촉진 효과 감소, 고용 불안정성 심화,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와 같은 역효과를 유발하기 때문에 체계적인 사전 판단 기준이 필요하다. 결국 ▦역작용 최소화 ▦저탄소 녹색성장 산업 지원ㆍ육성 ▦질 좋은 고용 창출 ▦저소득층 지원 및 사회 통합 ▦기존 산업의 핵심역량 강화 등에 부합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이 5가지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현재 국내에서 제조ㆍ생산되는 저탄소 첨단기술이 녹아있는 생활필수품을 저소득층에 우선 현물 보급하는 정책도 검토 가능할 것이다. 예컨대 친환경 냉매 고효율 냉장고 보급정책은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 냉장고는 거의 모든 가구에 있는 내구성 생필품이고 가정용 전기의 4분의1 이상을 소비하는 제품이며 기계ㆍ화학ㆍ전자전기ㆍ제어계측ㆍ식품ㆍ디자인 공학이 연관된 첨단기술 제품이다. 게다가 친환경 냉매는 지구온난화 지수가 낮아 온실가스 배출도 줄일 수 있다. 지난 2월 브라질 정부는 내수부양, 고용창출, 지구온난화 방지 및 전력부족 해결을 위해 10년간 1,000만대의 노후냉장고를 친환경 고효율 냉장고로 교체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이처럼 사회경제적 문제에 대해 저탄소 녹색 관점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창의적인 정책을 기대해 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