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F가 SK텔레콤이 독점하고 있는 800GHz 주파수에 대해 재분배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1.8GHz가 800MHz와 비슷한 통화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선 기지국이 1.4배 더 많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5일 국회 과기정위 김석준 의원(한나라당 소속) 주최로 열린 '효율적 주파수 이용과 분배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숙명여대 유진수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주파수 특성을 고려했을 때 800MHz 주파수의 기지국은 전국에 2만1천761개 필요하지만 1.
8GHz 기지국은 이보다 1.35배 많은 2만9천290개가 필요한 것으로 추정됐다"고 주장했다.
1.8GHz 주파수에 비해 800MHz는 전파의 거리가 길고 굴절성이 뛰어난 특징이있어 1.8GHz를 사용하는 KTF 등 후발사업자들은 800MHz와 비슷한 통화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더 많은 기지국이 필요하며 이에 따라 연간 4천억원 이상의 추가 투자비가 든다고 주장해 왔다.
발표문에 따르면 도심 지역의 경우 1.8GHz기지국은 800MHz에 비해 1.12배, 외곽지역에서는 1.7배 더 많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특별시 등 대도시에선 1.8GHz와 800MHz 기지국이 비슷한 숫자로필요했지만 각 도 전체로 보면 1.8GHz 기지국이 1.58배 더 많이 필요했다.
도로 및 철도노선 위에선 1.8GHz 기지국이 800MHz에 비해 1.45배 더 필요했다.
유 교수는 그러나 "SKT는 800MHz 주파수를 확보하면서 지난해 전파사용료 1천424억원, 출연금 728억원 등 총 2천634억원을 부담했다"며 SKT가 800MHz 주파수를 사용하는 데 따른 간접적인 효용을 부담금으로 상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중앙대 홍철규 교수는 800MHz 주파수 재분배를 주장하면서 "현재 이동통신시장은 1.8GHz와 800MHz 사업자간 원가경쟁력, 품질경쟁력 격차로 인해 유효경쟁체제로 볼 수 없다"며 "1.8GHz 사업자가 선발사업자 만큼의 산출량을 내기 위해선 막대한 통신망 원가 격차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홍 교수는 이어 "800MHz 사업자는 2GHz 대역과의 통합형 중계기 개발이 가능해W-CDMA(광대역 코드분할다중접속) 서비스에도 기득권이 활용될 우려가 있다"며 주파수의 균등한 재분배를 촉구했다.
주제발표 후에는 정보통신부 주종옥 전파방송정책국 주파수과장를 포함, 업계관계자들이 참석해 주파수 재분배 정책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용어설명
KTF와 LG텔레콤이 사용하는 1.8GHz대의 주파수대는 라디오 방송에 비유하면 FM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전파의 거리가 짧고 반사하는 성질의 주파수이기 때문에 앞에 큰 건물 등 장애물이 있거나 지하실 등지에서는 잘 터지지 않는다.
반면 SKT가 사용하는 800MHZ의 주파수대는 AM방송 격으로 전파의 거리가 길고굴절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하공간 및 산간 벽지 등에서도 수신이 잘 된다.
(서울=연합뉴스) 신유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