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 기업 "CEO 이직을 막아라"

스카우트 열풍에 스톡옵션등 특전 제시미국 대기업들이 「CEO 지키기」에 혈안이 되고 있다. 최근 경기 호황과 인터넷 붐에 힘입어 우후죽순으로 생기는 신설 업체들이 대기업에서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CEO(최고경영자)나 고위 간부들을 마구잡이로 끌어가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대기업들이 간부급을 뺏기지 않으려고 각종 특전을 제공, 경영진의 몸값이 갈수록 뛰어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에스에이 투데이는 대기업 최고위 간부들을 겨냥한 벤처기업이나 인력관리회사(헤드헌터)들의 거센 스카우트 바람을 막기 위해 대기업이 이들에 게 급여 인상과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 등 각종 특혜를 부여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주가를 무기로 손짓을 하는 신생 기업이나 유리한 조건을 내걸어 유능한 간부들을 빼돌리는 헤드헌터들에 맞서려면 그만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급간부 스카우트회사인 크리스천 앤드 팀버스의 제프 크리스천 사장은 『창사이래 CEO 재목이 가장 부족한 상태』라며 『100억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는 유능한 경영 지도자에게 1억달러 보수는 정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기업들은 각종 특전과 함께 간부들이 계약기간 만료 전에 주식을 팔 수 없도록 못박거나 만료 전에 이직할 경우 융자금을 갚도록 하는 등 이직을 막기 위해 강경책도 병행하고 있다. 통신네트워크업체인 루슨 테크놀로지스의 리처드 맥긴(53) 회장은 오는 2004년까지 CEO를 맡는 조건으로 100만달러어치 주식을 받았는데, 이는 현재 시세로 5,200만달러에 달한다. 미 최대 엔지니어링·건설업체인 플루오의 돈 블랭컨십(50) 사장의 경우 2001년 7월까지 재직할 경우 현찰 100만달러와 시가 2,000만달러 상당의 주식 외에도 25만달러짜리 사택 소유권, 주택수리비 36만달러, 조기은퇴 특전까지 받는다. 제약회사인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의 찰스 헤임볼드(65) 회장은 은퇴시기를 2001년으로 연장하면서 2,400만달러 상당의 주식을 받았으며, 지난해 화장품업체 아봉의 회장으로 승진한 앤드리어 중(40)은 380만달러의 주식을 거머쥐었다. 스포츠용품 메이커인 리복의 칼 얀코스키 부회장도 고용되자마자 무이자로 100만달러의 융자금을 받았는데, 2003년까지 재직할 경우엔 빌릴 돈을 한푼도 갚지 않아도 된다. 인력문제 컨설턴트인 캐롤 보위는 『간부들에게 많은 특전을 주는 회사는 아직 소수에 불과하지만, 그런 경향이 확실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호정기자GADGET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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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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