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장고를 주고받다

제5보(101~115)


가토가 백2로 잇자 우변의 백진이 거의 완성되었다. 여기서 장쉬는 시간을 뭉텅뭉텅 쓰며 장고했다. 바깥쪽에서 삭감할 것인지 아니면 게릴라를 투입하여 폭파할 것인지. 20분의 장고를 거쳐 그가 내린 결론은 게릴라 투입이었다. 그는 흑3으로 움직였다. 장쉬가 5로 젖혔을 때 가토도 장고에 들어갔다. 이 부근에서 승부가 판가름날 것이다. 흑이 잡히면 물론 백승이다. 흑이 살면 계가바둑이다. 원래 가토는 일직선으로 사냥에 나서는 체질이었다. 지금 통째로 잡는 길은 참고도1의 백1로 씌우는 것이다. 그러면 흑은 2로 두어 넘자고 할 것이다. 백3의 차단은 필연인데 흑이 그곳의 희생을 외면하고 4로 올라서면 과연 이 흑대마가 잡힐까. 그 코스는 위험하다고 여긴 가토 마사오. 15분만에 실전보의 6으로 막고 만다. 일단 흑을 바깥으로 내몰면서 어떤 반대급부를 모색한다는 작전이다. 흑9가 놓였을 때 가토는 또 생각에 잠겼다. 공격의 제일감은 참고도2의 백1로 씌우는 것이다. 그러나 그때 흑이 2로 어깨를 짚는 것이 꺼림칙하다. 만약 백3의 응수를 생략할 수 없다면 흑4로 흑대마는 훨훨 탈출해 버릴 것이다. 이 코스는 백이 취할 바가 아니다. 가토는 백10에서 14까지 일단 자기 진영을 철통같이 정비하는 길을 택했다. 다음 순간 흑15로 철썩 갖다붙이는 장쉬. 현지 검토실에서는 장쉬가 성공한 모습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러나 가토는 기상천외의 공격수를 생각해 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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