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자동차 수출 적신호… 업계 발동동

일본 대지진에도 꿋꿋이 버티며 성장가도를 달리던 국내 완성차업체가 국내 협력사의 불법파업에 뒷덜미를 잡혔다. 유성기업이라는 1개 부품기업의 불법파업으로 국내 완성차업체 전체가 생산 차질에 직면하면서 상승세를 타던 수출 및 판매 확대에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가 생긴 근본적인 요인은 한 부품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데서 비롯됐다. 이번에 파업에 들어간 유성기업이 납품하는 자동차부품은 피스톤링ㆍ실린더라이너 등 엔진을 구성하는 핵심 부품으로 국내 5개 완성차업체가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100%까지 이 회사에 의존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완성차업체는 뾰족한 대안 없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특히 쏘나타ㆍ싼타페ㆍ제네시스ㆍK5ㆍ스포티지R 등 주력 모델 부품을 유성기업에서 100% 공급 받는 현대ㆍ기아차의 고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현대차의 한 임원은 “모든 엔진 재고가 소진되기 시작하는 24일부터 생산라인이 멈출 가능성이 높다”면서 “유성기업 노조를 설득하고 있지만 받아들이지 않아 속만 태우고 있다”고 말했다. 르노삼성도 현재 유성기업 엔진부품인 캠샤프트 재고를 4일가량치 갖고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대책이 없다는 입장이다. 크루즈ㆍ올란도ㆍ캡티바 등에 이 부품을 쓰는 한국GM도 최장 일주일가량의 재고분을 확보했지만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AS 부문에 확보해놓은 재고 물량을 당겨 쓸 계획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생산은 물론 수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브랜드 가치 상승과 북미 시장 판매 호조, 일본 업체 부진 등으로 국내 업체가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호기를 이번 사태로 놓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업계는 이에 따라 정부가 조속히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유성기업 노조가 공장을 불법으로 무단 점거해 국내 디젤차 생산이 전면 중단위기에 처했다”며 “특히 직장폐쇄 중임에도 불법으로 생산시설을 점검하고 있는 노조에 공권력을 투입하는 등 엄정한 법 집행으로 사태를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