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지금은 스피드 경영시대

요즘 고객들은 특히 속도측면에 관심이 많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주문해 놓고 실제로 받을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아지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주문에서부터 생산 배달에까지 걸리는 이른바 「제품처리기간」(CYCLE TIME)이 짧아지지 않으면 힘들여 얻은 고객을 잃게 될 수도 있다.제조업의 경우 제품처리기간을 짧게 유지하려면 우선 다품종 소량생산방식을 택해 고객의 주문에 탄력적으로 대응, 생산과정 속에 불량이 스며들지 못하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다른 방식은 취급하는 품목마다 다량의 재고를 쌓아 고객의 주문이 있을 때마다 기존 재고에서 제공하는 것이다. 이 가운데 비용이 적게들고 신속한 대응이 가능한 첫번째 방식이 더 좋을 것이다. 두번째 방식은 대량생산및 대량재고에 따른 재고유지비용, 진부화 비용, 재고부족시 즉각 대처하지 못해 생기는 기회비용 등으로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현재의 상황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제품처리기간을 줄여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전체 처리기간을 100으로 보았을 때 실제로 부가가치를 창출해 내는 시간은 5 내지 10 밖에 되질 않는다는데 있다. 한달에 25일을 근무한다고 했을 때 제품이나 서비스를 창출해 내기 위해 실제 작업을 하는 시간은 이틀이 안된다는 얘기다. 나머지 시간은 생산을 위해 대기하거나 창고에 보관되어 선적을 기다리거나 공정사이로 이동하거나 또는 검사를 받는 등 부가가치 창출과는 별로 관계없는 시간으로 채워지고 있다. IBM의 경우 총 처리기간에서 각 생산공정의 실제 작업시간 비율은 4∼5% 수준이다. 나머지 95%의 시간은 고객입장에서 볼 때 가치가 더해지지 않는 낭비적인 일에 쓰여지고 있는 셈이다. 어느 외국은행에서는 주택저당대출의 평균처리기간이 26일이나 되는 것을 보고 이 26일 동안 실제 대출심사에 쓰이는 시간을 조사해 본 적이 있다. 조사졀과 약 15분 밖에 걸리지 않은 것을 밝효졌다. 실제 처리에 필요한 시간에 비해 너무나 엄청난 시간이 낭비되고 있는 것이다. 비교적 유행에 민감한 미국의 의류업계에서도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을 해결하고자 분석을 해 본 결과 처리기간중 가치를 부가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6∼17%밖에 안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기존의 디자인을 개선하는 것만도 25주가 걸리고 있었다. 이에비해 베네통 같은 회사에서는 고객의 취향에 빨리 대응하려면 염색한 옷감을 이용, 옷을 만들기 보다는 옷을 만든 후에 염색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 후염색 기술을 개발했다. 고객의 욕구변화에 조금이라도 빨리 대응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우리기업들의 고객서비스에 대한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고객만족과 신속한 제품처리를 실천하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생산및 판매과정에서 불필요하고 낭비적인 시간들이 아직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생산 및 수익창출과정에 낭비적인 요소가 너무 많은 것이다. 대규모 시설을 가지고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면서 대량생산을 영위해오던 관성에서 벗어나지못하고 있는 탓이다. 이래서는 선진국기업들과 경쟁할 수 없다. 「스피드 경영」개념을 도입해야한다.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내리고 낭비적인 요소는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 제품처리기간 단축이 그 핵심이 돼야한다. 생산방식의 재구축, 정보기술의 응용및 정보의 공유, 물류체계의 개선, 벤치마킹 등을 통해 생산성 저해요인을 줄이고 고객주문에 대한 반응속도를 높여야 한다. 세계 유수기업들은 이미 스피드 경영시대를 맞고 있다. 과감한 구조조정과 함께 시장흐름에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선진국 기업들의 새로운 경영행태를 우리기업들은 주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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