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철강경기가 살아난다/김요웅 포스코경영연구소 철강경제본부장(기고)

국내외 철강경기가 지난 95년 하반기 이후의 하강국면에서 서서히 탈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국제철강협회(IISI)는 지난 3월 발표한 자료에서 세계 철강소비는 조강기준으로 지난 95년에 0.1%, 96년 1.7% 증가하는데 그쳤으나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3.3% 늘어난 7백81만톤에 이를 것이며 특히 금년 하반기부터 더욱 탄력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지역별 철강소비 전망을 보면 미국이 지난해 호조에 따른 반동으로 올해는 0.9%의 소폭 감소가 예상되는 반면 일본이 0.1%, 유럽이 6.2% 증가하는데 힘입어 선진국은 전년대비 2.1%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아시아의 개도국은 2백69만톤으로 평균 5% 늘어나는데 특히 중국이 5.5% 정도의 높은 신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철강경기가 호전되는 것은 무엇보다도 세계 경제가 전반적인 성장기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 미국 WEFA연구소는 세계 GDP성장률을 올해 3.7%, 98년 4.1%로 예측, 올해 하반기에서 내년으로 연결되는 기간이 본격적인 경기확장 국면에 해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경기의 사이클을 분석해보면 지난 93년 1월부터 약 32∼34개월간 확장기간을 유지한 뒤 95년 3·4분기를 정점으로 하강하기 시작해 현재 저점에 도달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하반기부터는 철강을 비롯한 제조업의 수출경기가 호전되어 경기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의 경우 올해 3월 수출물량이 전년 동월에 비해 18% 늘어나는 등 수출신장세를 유지하고 있고 상반기중 조선수주량도 일본의 수주여력 감소로 전년 같은기간에 비해 30%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철강재 소비는 지난해 3·4분기 이후 감소세를 보여왔으나 올해 2·4분기부터는 증가세로 반전, 하반기에도 이같은 추세가 유지될 전망이다. 이같은 상승기조는 선행성지표인 철강 생산자재고가 지난 2월 2백22만3천톤으로 96년말 대비 10% 이상 줄어든 점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또한 지난해 9백45만6천톤으로 95년에 비해 8.9% 증가한 바 있는 철강수출은 올해 하반기 이후 보다 높은 증가세를 시현할 전망이다. 그러나 국내 경기가 본격 회복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고 원화 약세가 지속되는데다 신증설 설비가 본격 가동되고 있어 철강수입은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철강소비의 증가세에 힘입어 전반적인 가격도 상승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 지난해 국내 경기부진으로 재고가 늘어나면서 톤당 2만4천원 가량 떨어진 철근 가격이 회복된데 이어 냉연강판과 열연강판 등의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가격회복 조짐은 세계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주요 국제가격 지표의 하나인 유럽의 앤트워프항 기준 열연코일 수출가격의 경우 95년 8월 톤당 4백60달러를 정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해 96년 9월 3백10달러까지 떨어진 바 있으나 최근 들어 3백25달러선까지 회복됐다. 탄탄한 내수경기에 힘입어 강재가격이 견조세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의 열연코일 내수가격은 올해 1월 기준으로 톤당 3백91달러인데 이는 96년초에 비해 60달러나 높은 수준이다. 특히 미국의 USS, LTV 등 일관제철업체들은 오는 5월부터 판재류 제품가격을 11∼20달러 인상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아직 부진의 늪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일본의 철강경기도 최근 엔저에 따른 수출증가와 자동차산업의 호조에 힘입어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과 동남아시장은 그동안 재고누증으로 철강경기가 다소 위축됐으나 최근 재고조정이 일단락되면서 신규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가격도 회복세로 반전되고 있는데 현재로선 동남아시장의 호전속도가 빠르고 중국은 다소 더딘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일본 철강업계도 엔저지속으로 가격경쟁력을 회복, 이들 지역에의 수출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방침인데 지난달 기준 일본의 동남아 수출가격은 열연이 톤당 3백35달러, 냉연은 4백50달러로 각각 연초 대비 5달러, 10달러의 상승을 보였다. 한국 철강업계는 그동안 한보사태와 삼미특수강의 부도 등으로 크게 위축된 상태에 있었으나 봄과 더불어 찾아오는 철강경기 회복의 호기를 십분 활용해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할 것이다. 특히 생산과 판매부문에서 상호협력을 바탕으로 배전의 노력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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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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