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부동자금 노린 사기 판친다

시중 부동자금이 넘쳐 나고 있는 가운데 이라크전과 북핵 여파 등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사람들을 상대로 사기극이 판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사기꾼 들은 적당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접근해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펜션단지나 새 행정수도 예정지에 투자하게 해준다며 자신들이 미리 매입한 땅에 거액을 투자하게 한 후 차액을 가로채는 수법을 쓰고 있다. 특히 이들은 그럴듯하게 해당 행정기관의 개발허가 서류까지 위조해 일반인들을 현혹하고 있어 이를 믿고 투자하다 낭패는 보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펜션단지 조성하는데 투자하시죠`=회사원 김모(35)씨는 한 부동산컨설팅 회사 관계자로부터 놀랄만한 투자처가 있다며 `은밀한 유혹`을 받았다. 강원도 ○○군에 47만평 규모의 대규모 펜션단지가 조성되는데 부동산 지분을 매입하라는 것. 컨설팅사는 김씨에게 한구좌(5,000만원)라도 투자하면 1년 뒤엔 적어도 5~10배는 남길 수 있다고 설득했다. 김씨는 이 회사 관계자를 평소 알고 지냈고, 이 관계자가 지난해 회사의 매출자료뿐 아니라 펜션단지 허가를 검토 중이라는 해당군청의 서류까지 제시하자 투자를 하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해당군청에 알아본 결과 펜션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은 거짓이었고 위락단지를 검토중이라는 서류 또한 위조한 것으로 밝혀졌다. 게다가 강원도 ○○군에 위치한 문제의 땅은 수차례 명의가 변경되며 소유권 분쟁까지 있는 부동산으로 드러났으며, 경찰이 이 사건에 대한 첩보를 입수하고 이미 내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학순 렛츠고펜션 대표는 “최근에 주5일 근무 등으로 펜션에 대한 인기가 치솟자 허위로 펜션단지를 조성한다며 광고를 내고 투자자를 끌어 모으는 사례가 많다”며 “이들은 허위ㆍ조작 서류를 제시하는 경우가 많으니 직접 해당관청을 찾거나 전화라도 문의를 해 보고 투자를 결심하는 게 사기를 당하지 않는 길”이라고 말했다. ◇회사원서 주부까지 사기대상도 다양=사기꾼들이 노리는 대상도 거액의 부동자금을 보유한 투자자뿐 아니라 회사원에서 주부까지 조금이라도 여윳돈을 굴릴 수 있는 사람은 모두 포함하고 있다. 특히 회사원들에겐 1,000만~2,000만원씩 대출을 받아 오면 다른 사람이 투자한 소액자금을 하데 묶어 펀드를 조성하고 투자하도록 해 주겠다고 현혹하기도 했다. 또 주부들에게는 전화를 걸어 학교 동창이라고 속인 다음 `좋은 투자처가 있으니 여유자금을 한번 굴려보라`고 권유 하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함께 새 행정수도가 들어서는 충청권 인근의 땅을 매입하게 해 주겠다는 사기도 끊이지 않고 있다. 주부 권모(42ㆍ강남구 청담동)씨는 “얼마 전 집에 있는데 전화가 걸려와 청와대 내부적으로 충남 계룡시 인근에 행정수도 이전이 결정 나 충남 ○○시에 땅을 사두면 막대한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했다”며 “어떻게 우리집 전화번호를 알았는지 일주일에 한 두통씩 이런 전화가 걸려온다”고 말했다. 강남에서 부동산을 경영하는 김성배(56)씨는 “몇몇 부동산 업자들이 새 행정수도로 거론된 지역의 땅을 계약만 해놓고 몇 배의 이익을 붙여 일반 투자자들에게 되팔려는 사기수법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일반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최석영기자 sycho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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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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