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압구정동 로데오거리를 빠져 나와 도산공원 방향으로 걷다 보면 회색 빛으로 물든 삼각형 모양의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삼각형 모양의 대지 위에 자리잡은 이 건물은 도로면과 접하는 두개의 면이 콘크리트로 치장된 채 오롯이 자리잡고 있다. 건물 중앙 입구에는 투명 유리로 마감돼 있어 누구나 지나면서 한번쯤 눈여겨 보게 된다. 인테리어회사인 세컨드호텔의 사옥이다. 지하1~지상3층 건물로 구성된 이 건물은 내부를 모두 인테리어 관련 자재를 전시 및 판매하는 공간으로 꾸몄다. 지하 1층의 한정된 주차공간 이외의 모든 공간은 사실상 전시공간인 셈이다. 홍태선 ㈜야마사키코리아 대표는 “건축주는 설계를 의뢰할 당시 부지와 건물이 일체화되는 수준에서 최대한 자유롭게 설계해달라’고 주문했었다”며 “하지만 한정된 공간 그리고 삼각형 모양의 부지에서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건물을 설계하기란 쉽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이에 대한 해법은 건물 전면을 투명 유리로 시공해 시원하고 산뜻한 느낌을 전해주면서 도로와 마주한 면을 회색 빛 콘크리트로 설계하면서 출발한다. 입구의 시원한 유리는 건물 상층부에서 아래로 내려오면서 공간이 넓어진다. 결국 건물로 진입하는 빛과 건물의 무게 중심이 1층으로 향하면서 사람들을 맞게 된다. 상업적 목적을 띤 건물의 특성을 알리면서 하나의 작품을 연상하게 할 정도로 치밀한 설계의 노력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건물 외벽은 두부를 연상시키는 밋밋한 콘크리트다. 하지만 차별화 된 벽면을 위해 속도감 있는 스트립 문양을 음각해 지루한 느낌을 배제하기 위한 흔적도 남겼다. 특히 담쟁이 덩굴이 밑에서부터 위로 올라가 건물 전체를 감싸 안도록 해 도로 한복판에 녹색 건물의 탄생을 예고하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홍태선 대표는 “건물 자체를 피라미드 형태로 설계한 것은 삼각형 모양으로 이루어진 건물 부지의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또 다른 해법”이라며 “위로 올라갈수록 공간이 작아지는 피라미드 형태 건물은 건물 전체의 개방감을 높여주는 효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