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글로벌 경쟁력의 현장] BAT 사천공장

꾸준한 교육·훈련 '최고의 맛' 생산경남 진주공항에서 자동차로 3~4분만 서쪽으로 달려가면 진사공단이 나타난다. 이곳은 경남이 최근 심혈을 기울여 조성하고 있는 지방산업단지. 공단 간선도로를 따라 야트막한 언덕을 넘자마자 평야지대가 널따랗게 펼쳐졌다. 아직은 많은 기업들이 입주해 있지 않지만 이곳이 바로 외국기업으로는 처음 한국에 담배제조공장을 마련한 BAT(British American Tobacco) 사천공장이 거점을 마련한 곳이다. "이곳의 담배제조 설비는 생산능력이 분당 8,000개비에 달하는 초고속 라인이다. 핵심 기기 및 설비들은 모두 맞춤 제작된 가장 최신형이다." 데이브 브로이언 사천공장장(상무)은 한국에서 만들어지는 외국 담배에 대해 고유의 맛과 품질을 어떻게 유지, 관리해 나갈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설비에 대한 설명부터 시작했다. "우수한 담배를 생산해 내기 위해서는 BAT가 오랜 노하우를 반영시켜 주문 제작한 설비를 얼마나 잘 운영하느냐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공장 준공 6개월 전부터 생산기술 인력들을 영국, 독일, 미국, 스리랑카 등 BAT 글로벌 거점에 파견해 짧게는 2~3주, 길게는 5~6개월 동안 기술 및 업무교육을 받도록 했다." BAT 경쟁력의 핵심인 맛과 품질관리 등에 한치의 오차도 없도록 설비와 인력에 대한 사전준비를 철저히 했다는 말이다. 브로이언 공장장은 특히 생산인력에 대해 굉장한 자부심을 갖고있는 모습이었다. "BAT는 여러 나라에서 생산기반 시설을 갖고 현지생산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글로벌 기준에 맞춰 안정적인 품질을 유지, 관리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교육이 필수적이다. 사천 생산기술 팀은 독일BAT에서 기술연수를 받았다. 현지 책임자들에게 이번 교육의 결과가 어느 정도냐고 물었더니 '비교대상을 찾기 힘들 정도(superb)'라고 답해주더라." 독일에서 교육을 받은 여러 현지법인 생산요원들 가운데 사천팀이 최고라는 찬사를 받았다는 말이다. BAT 사천공장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생산설비가 차지하는 비중만큼이나 연구설비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이제 막 준공된 공장동의 중앙엔 BAT가 자랑하는 주문제작형 첨단 설비가 분당 8,000개비의 던힐 담배를 쏟아내고 있다. 연구소는 이곳으로 접근하기 직전에 자리잡아 생산과 연구, 품질관리가 가장 지근거리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생산라인에서뿐 아니라 연구소에서도 담배 한 개비에 연초가 얼마나 적정한 밀도로 포장되는지, 연초의 습도는 어느 정도인지, 비닐 포장의 밀폐도는 어느 수준인지 등을 체크한다. 혹시라도 이상이 발견되면 원인이 발견되고 제거될 때까지 담배제조가 중단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마틴 게스트 생산부장은 BAT가 사천공장에서 제조되는 담배의 맛과 품질 관리에 얼마나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지를 가늠하게 했다. 특히 연구소 안에 별도로 마련된 '담배피는 기계의 방'은 수시로 이제 막 제조된 담배를 끽연, 품질 문제를 체크하고 있었다. "사천의 BAT 담배는 여타 국가에서 만들어진 BAT 담배와 함께 글로벌 기준에 맞춰 주간 단위로 품질테스트를 받는다. 일정 기준을 넘지 못하면 품질이나 맛 관리공정 전체를 재조정받아야 한다. 공장 임직원 가운데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부정기적인 시흡연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오늘 저녁에는 또 와인 맛 감별사와 같은 '담배 맛 감별사'가 사천 공장에 합류한다. 그는 앞으로 사천공장에서 만들어지는 담배의 맛과 품질을 기계가 측정하지 못하는 수준으로까지 끌어 올릴 것이다." BAT가 야심차게 시작한 한국 현지제조 프로젝트는 혹시라도 제기될 사천산 던힐담배의 시빗거리를 원천 봉쇄할 이중, 삼중의 안전장치를 잇달아 마련하는 모습이었다. 사천=김형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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