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한 환율을 배경으로 일본 전자업체들이 북미 TV시장에서 파상공세를 벌여 1위 삼성전자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3ㆍ4분기 북미 TV시장에서 LCD와 PDP를 모두 합한 평판TV시장에서 3개월 만에 다시 1위에 올라섰다. 하지만 주력품목인 LCD시장에서는 2ㆍ4분기 2위에서 한 계단 더 추락했다. 반면 일본 샤프는 10분기 만에 처음으로 LCD 1위 자리를 되찾았고 소니 역시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리며 부활을 선언했다. 2일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3ㆍ4분기 북미 평판TV 판매량에서 삼성전자는 11.8%의 점유율로 2ㆍ4분기보다 점유율을 0.4%포인트 끌어올리며 1위로 올라섰다. 2ㆍ4분기 저가 TV업체인 미국 비지오에 내준 선두자리를 되찾은 것. 외형적으로는 만족스럽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 세계 1위의 LCD 패널 생산을 무기로 주력해온 LCD TV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판매량 기준으로 3위로 떨어졌고 매출 기준 1위도 일본 소니에 내주며 주춤하는 모습이다. LCD 업체들 가운데 가장 먼저 8세대 생산라인을 가동한 일본 샤프는 3ㆍ4분기 11.3%의 점유율로 1위에 올랐다. 샤프는 노트북 생산비중을 낮추고 TV시장에 주력한데다 32인치 이하 19ㆍ26인치 제품 판매가 늘어나면서 판매대수 기준 1위를 차지했다. 샤프는 자사 TV제품의 북미시장 비중을 2ㆍ4분기 24%에서 34%로 늘리며 북미시장을 집중 공략한 것이 1위 요인으로 꼽혔다. 2ㆍ4분기 북미시장에서 7위까지 떨어졌던 일본 소니는 가장 화려하게 부활했다. 소니는 전 분기보다 LCD TV 판매량이 108%나 상승하며 시장점유율을 6.2%에서 9.7%로 끌어올렸다. 매출 기준으로는 이 부분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소니는 월마트 납품용인 중저가 ‘M 시리즈’를 새롭게 내놓았고 40인치 이상 대형 제품이 자체 판매량의 67%를 차지하는 등 대형 위주 전략으로 부활에 성공했다. PDP TV 시장에서는 일본 마쓰시타의 점유율이 소폭 하락한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4.1%포인트 및 3.1%포인트씩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선방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LCD TV의 경우 1~3위 간 격차가 0.6%포인트(3만9,600대)에 불과할 정도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전양상”이라며 “일본 전자업체들이 LCD TV에 사활을 걸고 있어 연말 최대 성수기를 앞두고 숨가쁜 가격전쟁을 예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외부 위탁생산품으로 마케팅과 애프터서비스만으로 승부하며 파란을 일으켰던 비지오는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분기 성장률이 빅5 가운데 가장 저조해 시장점유율 10.2%로 2위로 내려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