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쭉날쭉 플레이'로 2오버 20위에… 싱, 선두에 1타차 추격 우승 기대감
| 최경주가 6일 열린 미국 PGA투어 메르세데스챔피언십 1라운드 2번홀(파3)에서 티샷을 한 뒤 신중한 표정으로 볼을 바라보고 있다. 이 홀에서 최경주는 올 시즌 자신의 첫번째 버디를 잡아냈다. /하와이=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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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36ㆍ나이키 골프)가 2006 세계 골프 계 첫 대회이며 미국 PGA투어 개막전인 메르세데스 챔피언십(총상금 540만달러) 첫 날 경기에서 들쭉날쭉한 플레이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세계랭킹 2위 비제이 싱(42ㆍ피지)은 해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은 저력을 과시하며 지난해 이 대회 역전패의 수모를 털어낼 기세다.
6일 미국 하와이 마우이의 플랜테이션코스(파73ㆍ7,411야드)에서 개막된 이 대회 1라운드.
최경주는 파3의 2번홀에서 첫 버디를 낚은 뒤 파4의 4번, 파5의 5번홀에서 잇따라 1타씩 줄이며 경기 초반 단숨에 선두까지 내달렸다. 파4의 6번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하고도 8번(파3), 9번홀(파5) 연속 버디를 엮어 다시 상위권에 복귀하는 저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하지만 후반 들어 최경주는 급격히 리듬을 잃었다. 11번(파3), 13번홀(파4)에서 각각 보기를 했고 16번홀(파4)에서는 더블보기를 하면서 추락, 결국 후반 9개홀에서는 버디를 단 한 개도 잡지 못한 채 4오버파 41타를 기록하고 말았다. 이날 18홀 스코어는 2오버파 75타다.
그린 적중률이 72.2%로 좋은 편이었지만 드라이버 샷의 페어웨이 적중률이 60%에 그쳤고 퍼트 수도 31개나 됐다. 지난 2003년에 이어 3년 만에 서게 된 대회 코스가 대대적인 보수 공사로 크게 바뀐 데다 특히 후반 들면서 바람이 거세져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로써 최경주는 4언더파 단독 선두에 나선 올린 브라운(47ㆍ미국)에 무려 6타나 뒤진 공동 20위에 처졌다. 브라운은 버디 5개를 낚고 보기는 단 1개에 그쳤다.
브라운보다 더 눈길을 끌었던 선수는 1타차로 단독 2위까지 올라 선 싱이었다. 3번홀 보기를 4번홀 버디로 만회한 뒤 7, 9번홀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낚았던 싱은 11번홀에서 보기를 한 뒤 좀처럼 만회하지 못하는 바람에 15번홀까지 1언더파 중위권을 맴돌았다. 하지만 16, 17번홀 연속 버디로 기세를 살려 단숨에 3언더파 단독 2위까지 치고 올랐다. 이에 따라 싱은 지난 해 막판 추락으로 우승 트로피를 놓쳤던 수모를 털어낼 발판을 마련했다. 그는 2005년 이 대회에서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다가 4라운드 13번홀 티 샷 OB에 이은 트리플 보기로 무너져 스튜어트 애플비에게 우승을 헌납한 바 있다.
그러나 싱의 우승이 쉽지 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브라운이 1타차로 앞서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유독 이 코스에 강해 3년 연속 우승을 노리게 된 애플비를 비롯해 4명의 선수들이 1타차 공동 3위를 이뤘고 그 뒤로 1언더파 공동 7위도 3명이나 있는 등 추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 중 2언더파를 달리는 애플비와 ‘스페인의 젊은 피’ 세르히오 가르시아(26), 1언더파를 기록한 짐 퓨릭과 마이클 캠벨 등은 언제든지 치고 나설 수 있는 선수로 평가 받고 있다.
최경주 역시 이 대회에 처음 출전했던 지난 2003년 당시 3라운드에서 62타를 쳤던 경험이 있는 만큼 기후와 코스 변화에 적응할 경우 단숨에 선두 권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날 바람이 거세게 불었던 탓인지 언더파 기록자가 출전선수 28명 중 9명뿐이었고 왼쪽 무릎 인대 복원 수술을 받은 브래드 팩슨은 무려 9오버파 82타를 기록, 최하위에 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