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투명한 금융 규제는 금융 불안을 일으키고 은행 위기까지 부를 수 있다는 경고가 한국은행에서 나왔다.
한은 금융경제연구원은 15일 ‘금융규제의 투명성과 금융안정’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금융 불안정성 지표와 은행위기 발생 여부 등을 실증 분석한 결과 금융규제의 불투명성은 금융안정을 저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금융 규제의 불투명성은 외환시장의 불안정성을 심화시킬 뿐만 아니라 은행위기 발생 가능성도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주식시장 수익률과 민간신용의 변동성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금융 규제의 투명성은 주요 선진국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권철우 한은 경제제도연구실 과장은 “우리나라도 금융의 자유화와 국제화가 크게 확대되면서 금융거래 규모도 커지고 있다”며 “금융 규제 등 시장 전반의 투명성이 뒤따르지 않으면 금융 불안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4년 세계적인 회계법인인 PwC가 발표한 불투명성 지수에 따르면 ‘규제의 불투명성 불확실성 및 자의성’ 부문에서 한국은 조사 대상 48개국 중 41위에 그쳐 투명성 수준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발표된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국가경쟁력 보고서에서도 투명성 항목은 53개국 중 38위에 그쳤고 30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는 23위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