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증시가 거침없는 상승 랠리를 펼치고 있다. 미국 다우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1만3,000포인트를 넘었으며 일본과 유럽 등 다른 선진국 증시는 물론 동남아ㆍ남미 등 이머징마켓도 연일 강세를 타며 23개국 주가가 최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조정이 있을 수 있겠지만 상승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유동성이 풍부한데다 미국 경제 등 세계 경제가 예상과 달리 연착륙할 가능성이 크고 기업들의 실적호조가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증시 랠리는 우리 증시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1,500포인트를 돌파한 후 상승과 조정을 반복하는 가운데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일부에서는 우리 증시가 지난 80년대 미국 다우지수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점을 들어 주가가 계단식으로 오르는 대세상승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주가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한 만큼 이런 전망의 현실화 여부를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지금 우리 증시가 과거와 달라졌다는 점만은 분명해 보인다. 양적으로나 질적인 면에서 한 단계 발전한 것이다. 시가총액이 850조원을 넘어서 처음으로 국내총생산(GDP)을 추월했다. 개별 기업 및 업종 주가 측면에서도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조선업종 등의 주가가 크게 오르는 등 이제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는 느낌이다. 주가는 한 나라의 경제 수준과 실력을 나타내는 지표라는 점에서 반가운 현상이 아닐 수 없다.
더 고무적인 것은 시장의 질적인 변화다. 펀드 자금 유입 등 수요기반 확충과 함께 간접투자 문화가 확산되면서 증시의 변동성이 크게 줄어드는 등 체질이 탄탄해진 것이다. 외국인투자가들의 한국 증시에 대한 시각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우리 증시가 그동안의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불명예를 털어버리고 재평가받는 단계에 접어든 셈이다. 이런 재평가 국면을 굳히기 위해서는 시장투명성 제고 및 수요기반의 지속적인 확충 등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감독 당국, 증권사, 투자자 등 시장 참여자 모두의 노력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