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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년 동안 한센 환자 등에게 미용 봉사를 이어온 경남 산청의 한 미용사가 코오롱그룹이 선정하는 우정(牛汀)선행상 대상 주인공이 됐다.
코오롱그룹은 23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제 13회 우정선행상을 시상식을 열고 대상 수상자인 김양이(53) 씨를 비롯한 5명의 수상자를 시상했다고 밝혔다.
대상을 받은 김 씨는 열여덟살에 처음 미용일을 시작한 후 지난 40년 동안 경남 산청 지역의 와상환자와 한센인, 노인들의 머리를 무료로 잘라주는 봉사를 이어왔다. 이 가운데 최근 25년은 성심원이라는 한센인 시설에서 봉사했다. 김 씨는 성심원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한 초기 시설 환자가 1,000여명에 달해 하루에만 100명이 넘는 환자의 머리를 잘라주기도 했다. 김 씨는 성심원 뿐 아니라 중증 장애인 시설인 성심인애원, 이레마을과 노인복지용양시설 등에서도 매달 이미용 봉사를 하고 있다. 미용 봉사와 함께 여성 경로당 점심 봉사, 이동 목욕 차량을 이용한 목욕봉사, 태풍 피해복구 등에도 나서고 있다.
김 씨는 “그저 병이 들어계신 분을 찾아가 머리를 깎아드리기 시작한 게 이렇게 시간이 흐르게 됐다”며 “조그만 일을 한 것 뿐인데 받아도 되는 상인지 모르겠다”며 겸손해했다. 김 씨는 특히 “예전 시골에는 병들어 누워계신 분들이 많았다. 이분들이 한번 머리를 깎기 위해서는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일어나서 움직여야 하고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었다”며 “그래도 나는 나 혼자만 움직이면 된다”며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행사를 주최한 코오롱그룹 오운문화재단은 “일반 사람들은 가까이하길 꺼리는 한센인을 위해 봉사한 점도 훌륭하고 특히25년을 한결같이 지속해왔다는 점을 높게 평가해 김씨를 올해 제13회 우정선행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본상은 은퇴 후 20년 가까이 장애인과 어르신을 위해 매일 하루에 5시간, 일주일에 25시간 이상 봉사해온 김헌유(73)씨와 독거노인과 해외 입양아들에게 각각 수의와 배냇저고리를 선물한해온 곽경희(52)씨가 수상했다. 권명중(54)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 경제학과 교수와 양업고등학교 봉사동아리 ‘형 언제와’는 각각 사회적 기업을 통한 장애학생 자립지원, 다문화가정 어린이 멘토 활동을 통해 장려상을 받았다.
역대 우정선행상 수상자들 중 계속되는 선행으로 모범이 되는 이에게 수여하는 특별상은 제1회 시상식에서 장려상을 수상했던 최규성(71)씨가 받았다. 최씨는 성남시에서 꾸준히 야학을 꾸려 성남시 최초 성인초등학교 학력인정학교은 ‘창세학교’를 운영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우정선행상은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의 호인 ‘우정’을 따서 제정한 상으로 살맛나는 세상 캠페인으로 찾아낸 사회의 선행·미담사례를 보다 널리 알리고 격려하기 위해 코오롱그룹이 매년 여는 시상식이다. 올해는 대상 수상자에게 3,000만원, 본상 수상자에게 각 2,000만원 등 총 9,500만원의 상금을 수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