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수사권 독립' 재천명 "경찰 가슴 부풀었다"

盧대통령, 경찰의날 기념식서 언급 "통치권자 의지 확인" 고무

21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수사권 독립의 원칙을 재천명하자 경찰 내부는 크게 고무된 모습을 보였다. 이날 노 대통령은 "지금 논의되고 있는 수사권 조정 문제는 자율과 분권이라는민주주의 원리와 국민 편익을 고려해 반드시 실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금껏 경찰의 수사권 독립 문제와 관련해 노 대통령이 밝혔던 발언중 가장 수위가 높은 것으로, 경찰의 기대를 한껏 고조시킬만하다는 게 경찰 안팎의 평가이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 서울지방경찰청을 방문한 자리나 지난해 3월 경찰대 졸업식장 연설 등에서 수사권 독립 원칙을 밝혔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경찰이 사실상 수사권을 행사하는 현실을 감안, 이를 제도화하겠다"는 수준의 발언이었으며, `자율과 분권'이라는 수사권 독립의 원칙과 `반드시 실현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표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은 특히 검사직무대리 도입 등으로 검ㆍ경간 수사권 조정 논의가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 최고 통치권자의 확실한 수사권 독립 의지가 표명됐다는데 큰 의미를두고 있다. 경찰과 검찰은 수사권 조정협의체를 구성해 지난달 15일 첫 회의를 가진후 3차례 만남을 가져 경찰의 수사권 독립 문제를 논의했었다. 하지만 최근 검찰이 경미한 사건을 검찰 일반직 공무원이 처리할 수 있도록 한`검사직무대리 운영규정 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경찰이 이에 거세게 반발하면서 두기관 사이에는 난기류가 형성됐었다. 이 조치를 `검찰의 경찰 수사권 독립 무력화 조치'로 규정, 반발해 온 경찰은대통령이 `자율과 분권'의 원칙을 천명한 이상 경찰의 수사권 독립이라는 큰 흐름을돌이킬 수 없을 것이라는 낙관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 경찰 간부는 "검찰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를 신설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자율과 분권'은 노 대통령의 일관된 원칙"이라며 "자신이 세운 원칙은 끝까지 밀고나가는 통치 스타일로 미뤄 경찰의 수사권 독립도 실현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희망섞인 분석을 내놓았다. 하지만 수사권 조정 협상에서 경찰은 `을'의 입장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수사권 독립이 쉽사리 이뤄지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수사권 조정 협상에서 경찰은 `주는 것 없이 받기만 하는'입장"이라며 "`사법개혁'의 큰 흐름과 통치권자의 원칙을 받들어 검찰이 `통큰 양보'를 하기를 기대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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