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캐피털업계 '눈 가리고 아웅'

최고이자율 낮추고 수수료 없앴지만 고금리 상품 집중 업계 “규제 완화해 수익성 높여야 실질 금리인하 가능” 캐피털업계가 평균이자율은 낮췄지만 실제 영업은 고금리 상품에 집중해 ‘눈가리고 아웅’이라는 비아냥을 받고 있다. 정부의 압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겉으로 보여지는 최고 이자율을 인하하고 수수료도 없앴지만 실제 대출은 최고금리에 육박하는 상품군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2일 여신금융협회가 공개한 8~9월 ‘신용대출상품 비교공시’에 따르면 한국아이비금융은 평균금리가 42.8%로 대부업체의 법정 최고 이자율일 44%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가 8~9월 대출실적의 신용등급별 비중은 6등급 이하 고객이 95.4%로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이들에게는 평균 43.0%의 금리가 적용됐다. 나머지 이용자인 4.6% 고객들은 38%~39%의 금리를 냈다. 저금리에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는 고객 보다는 고금리를 받을 수 있는 고객들에게 영업력을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업계 상위권에 올라있는 다른 캐피탈 업계의 행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업계 1위인 현대캐피탈의 평균금리는 상품별로 우수직장인론 30.0%, 일반직장인론 34.4%, 자영업자론 34.8%이었다. 자영업자론 평균금리는 이 회사의 신용대출 최고금리(34.99%)와 거의 차이가 없다. 롯데캐피탈은 전체 신용대출 중 64.6%를 차지해 가장 많은 실적을 기록한 옐로우 상품의 평균금리가 34.2%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금리수준은 롯데캐피탈의 신용대출 최고금리인 34.90%와 불과 0.7%포인트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특히 30.1%~34.9%의 금리가 적용되는 신용등급 6~8등급 고객에 대한 대출 비중이 54.5%로 실제 대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전체 영업의 대부분을 최고금리에 근접한 고객군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캐피탈사별로 취급 비중이 가장 많은 상품의 평균금리는 아주캐피탈(직장인일반) 31.5%, 우리캐피탈(자영업자) 35.3%, 우리파이낸셜(모두론-일반Ⅱ) 31.9%, 기은캐피탈(휴우론-BS) 33.5%, 한국씨티그룹캐피탈(일반상품대출) 33.3% 등이었다. 이에 대해 캐피털 업계는 가계대출 비중이 리스와 할부 등 본업을 초과할 수 없도록 한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상의 ‘대출업무 영위기준’ 이른바 ‘50%룰’을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리스와 할부 등 본업에서 보는 손해를 가계대출 수익으로 겨우 메우는 상황이기 때문에 50%룰을 완화하지 않는 한 실질적인 금리인하는 어렵다는 것이다. 여신금융협회 한 관계자는 “최고 금리를 내리고 취급수수료를 없애 전체 평균금리는 떨어졌지만 실제 영업 현장에서는 평균 보다 높은 금리상품에 집중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금리인하 효과가 서민들의 피부에 직접 끼치게 하기 위해서는 캐피털 업계의 규제를 완화해 금리를 낮출 수 있는 여건을 먼저 만들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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