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밀레니엄기업/삼성항공] 타임머신

이번 전시회의 하일라이트는 세계 줌 카메라시장 1위 등극을 기념하는 삼성항공의 자축행사. 수천명의 카메라 딜러와 관련 업계 관계자들이 사업시작 20여년만에 세계 정상의 자리에 오른 삼성의 비결을 확인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삼성의 초대형 부스 한쪽에는 그동안 삼성이 79년 첫 출시한 단순조립형 카메라에서부터 「FX-4」4배줌카메라, KENOX 140IP 등 수십여종이 한줄로 전시되어 있었다. 한 제품에서 다른 제품으로 넘어갈 때마다 작은 「기술혁명」이 숨어있었고 전시회 부스는 그 자체로 줌카메라 「소(小)박물관」같았다.기술 발전을 한눈에 확인할 순 없었지만 투박한 모양에서 알루미늄 재질의 메탈카바, 컴팩트한 모양 등 시대를 앞서간 디자인에 참석자들은 경탄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5년전 당시 세계 카메라 시장의 90%이상을 점유하던 올림푸스, 캐논, 펜탁스 등 일본 카메라 업체들은 35㎜, APS(ADVANCED PHOTO SYSTEM), 디지털 카메라(DSC) 등 세가지 카메라 제품군에 전력을 분산시키는 전략을 구사했다. 이때만해도 줌카메라시장에서 세계 1위는 올림푸스사였고 삼성은 시장점유율 12%로 세게 5위권. 삼성은 일본업체들의 분산전략과는 달리 35㎜ 줌 카메라시장을 겨냥, 생산 라인업을 강화하면서 세계 시장을 집중 공략했다. 대중적인 제품인 35㎜ 카메라 시장에서 관건은 가격경쟁력. 성능면에서는 삼성은 이미 세계 카메라시장을 지배해왔던 일본, 독일을 따라잡았다. 문제는 얼마나 싸게 만들어내느냐하는 것이었다. 때문에 중국 천진에 있는 카메라 생산 공장을 확대하고 대만에 협력업체를 발굴하는 등 아웃소싱을 확대해갔다. 결과는 대성공. 전세계 5,000만대 수준인 35㎜카메라시장에서 삼성은 850만대를 판매, 일본 올림푸스사를 누르고 세계 1위의 대중카메라 업체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대표적인 기술 집약 산업에서 세계 최정상의 기업을 배출함으로써 한국은 동시에 오랜동안 시달려온 「기술 컴플렉스」를 떨쳐내는 순간이기도 했다. 문주용기자JYMO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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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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