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청와대 물갈이는 내각에 경고 메시지"… 장관들이 바빠졌다

예정 없던 현장 방문하고직원에 성과 내라 불호령<br>경제활성화 체감대책 주문… 기관장·부처간부에도 불똥

"정신 똑바로 차리고 일하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경제부처 국무위원)

예정에 없던 현장방문 일정을 잡는 등 내각이 분주해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청와대 비서진을 물갈이하는 파격 인사를 선보이면서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사실상 장관들에게도 경고를 내린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며 "하반기 업무성과에 따라 내각에서도 물갈이 인사가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 때문인지 각 부처 장관들은 어느 때보다 긴장된 모습이다. 아직 휴가를 떠나지 못한 장관들은 휴가 일정이 불투명해졌고 제대로 성과가 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언성도 높아졌다는 얘기도 들린다.

밀양 송전탑 문제부터 시작해 전력 수급, 원전 비리, 투자활성화 등 현안이 산적한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7일 예정에 없던 신인천복합화력발전소를 긴급 방문, 전력 수급상황을 점검했다. 8일에도 전력거래소 '워룸'에서 에너지 분야 기관장들을 불러모아 전력 피크 대응태세를 최종 확인할 방침이다.

윤 장관은 이와 별도로 최근 부처 간부들에게 손에 잡히는 경제활성화 대책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각 산업 진흥책을 담당하는 과장급들에게도 불똥이 떨어졌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장관급 회의에 민간 관계자들을 참여시키는 경제ㆍ민생 활성화 대책회의를 신설하는 등 경제활성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장방문을 부쩍 늘리며 상반기 불거졌던 리더십 논란을 불식시키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기획재정부 직원들에게는 업무 추진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중요시하라는 특별 지시도 내려졌다. 현 부총리는 최근 간부회의를 소집해서도 "급한 일이 있으면 직접 문자를 넣으라"며 소통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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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역시 예정에 없던 일정으로 경북 예천지역 한우 농가를 방문해 한우가격 안정 대책을 서두를 것을 지시했고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전력거래소를 찾아 전력 수급상황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모피아 관치인사 논란 등의 진원지로 거론됐던 금융 당국 수장들도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청와대 비서실장이 물갈이된 이유가 공공기관 인사에서 잡음이 불거진 데 따른 것이라는 해석도 있는 만큼 청와대의 동향을 파악하는 데 어느 때보다 예민한 모습이다.

정부 부처들은 다만 유통구조 개선이나 창조경제 대책 등 현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들이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아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유통구조 개선 대책 등은 지난 정부에도 지속적으로 추진했지만 한두 달 안에 바뀔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속이 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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