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요 기업들은 당기순이익의 약 3분의 1정도를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등을 통해 주주들에 돌려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몽준 의원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009540]의 경우 주식시장에 투입한 금액이 순이익의 두 배를 크게 웃돌아 눈길을 끌었다.
28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시가총액 상위 20개(27일종가 기준, 금융사 제외)12월결산 상장기업은 지난해 자사주취득과 배당에 총 11조5천33억원을 사용했다.
이들의 작년 전체 순이익은 32조4천715억원으로, 평균 주주환원율은 35.43%를기록했다.
주주환원율은 현금배당액에 자사주매입액을 더한 뒤 이를 당기순이익으로 나눈값으로, 기업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사용한 자금 규모를 순이익대비 비율로 나타낸 것이다.
그러나 이들 주요 기업의 주주환원 비율은 지난 2003회계연도의 41.03%, 2002년의 66.97%에 비해 감소하는 추세다.
유가증권시장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시가총액 상위 우량사들의 경우 최근 수년간순익이 크게 늘어 이익 증가율에 비해 배당이나 자사주취득 증가율이 미치지 못하고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들 20개 기업의 작년 순이익은 총 32조4천715억원으로 전년보다 68.8%나 급증했으나 배당총액과 자사주취득총액은 각각 6조4천443억원, 5조589억원으로각각 45.5%, 46.6% 늘어나는데 그쳤다.
그러나 개별종목 중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는 순이익이 두 배 가까이 급증했지만 자사주매입과 배당이 더욱 크게 늘어 지난 2003년 31.29%였던 주주환원율이 49.73%로 오히려 높아졌다.
또 현대중공업의 경우 순이익은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반면 주주환원액(자사주+배당)은 160억원 이상 늘어 주주환원율이 219.55%로 치솟았다.
KT&G는 순이익이 전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으나 5천억원 이상의 자사주 취득에 따라 주주환원율이 156.29%에 달했다.
한 대형 증권사 투자분석팀장은 "그동안 쌓아둔 사내 유보 현금이 많다면 한해의 당기순이익보다 많은 주주환원을 지나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문제는 경기불황 등의 이유로 배당이나 자사주매입을 통해 주가를 관리하는 외에 마땅히 유보금을 투자할 곳이 없어 주주환원율이 높아지는 경우"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