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통일 "北 주한미군 인정"한나라 "비공개 요청깼다" 불쾌감
앞으로 여야 총재회담을 갖더라도 내용공개문제를 놓고 상당한 불신이 예상된다.
19일 박재규(朴在圭) 통일부장관의 일방적 국회 보고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머쓱하게 됐기 때문이다.
당연히 한나라당은 20일 지난 주말 청와대에서 열린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이회창 총재의 조찬회동에서 비공개에 붙이기로 한 남북정상회담의 일부내용이 정부의 「일방적」 발표로 깨진데 대해 신의문제를 제기했다.
문제의 대목은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金 대통령과의 단독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의 역할을 이해하고 인정했다는 부분.
박재규 장관은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남북정상회담 결과보고를 통해 『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진지한 대화를 통해 주한미군이 동북아 평화와 안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데 이해를 넓힐 수 있었다』고 보고했다.
한나라당과 李총재는 남북관계의 중요성을 감안해 청와대 회담의 핵심내용을 밖으로 공개하지 않았으나, 朴 통일장관의 일방적 국회 보고로 李총재의 꼴이 우습게됐고 이에 대한 불쾌감을 표시한 셈이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에 따르면 당시 청와대 회담에서 李총재가 『(6·15 남북공동선언의) 자주적 통일은 외세배격이며, 주한미군철수가 아니냐』고 묻자 金 대통령은 『金 국방위원장도 미군철수를 원치 않고, 심지어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해 주둔하라는 미군의 역할변화까지 주문했었다』고 대답했다.
權 대변인은 『그러나 회동이 끝난 뒤 청와대측은 북한 군부내 강경파로부터 金 위원장이 어려움을 당할 수 있으니 그의 발언을 대외비로 해달라고 우리측에 수차례 전화를 걸어 요청했었다』고 말했다.
/양정록기자 JRYANG@SED.CO.KR
양정록기자JRYANG@SED.CO.KR
입력시간 2000/06/20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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