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데이콤 DNA 살아있네

80·90년대 근무 이기형·변동식·권도균 등<br>쇼핑몰·케이블 등 IT업계 곳곳서 맹활

왼쪽부터 이기형 인터파크 회장, 변동식 CJ헬로비전 대표, 권도균 이니시스 창업자, 고사무열 씨디네트웍스 대표

데이콤 출신들이 국내 정보기술(IT) 업계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80년대 후반과 90년대 초반, 데이콤에 입사한 후 한걸음 빨리 인터넷 시장에 눈을 뜬 이후 지금까지 국내 IT 시장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기형 인터파크 회장, 변동식 CJ헬로비전 대표, 고사무열 씨디네트웍스 대표, 권도균 이니시스 창업자는 모두 데이콤 출신이다.

이기형 회장의 경우 1991년 데이콤에 입사한 후 천리안 관련 기획을 전담하며 국내 PC통신 시장을 이끌었다. 당시 몇몇 마니아들만 이용하던 PC통신이었지만 이 회장은 천리안을 개발하면서 국내 산업구조의 획기적 변화를 예감했던 것. 1996년 당시 개념도 낯설었던 온라인 쇼핑몰을 선보였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90년대 초반 데이콤에서 해외 출장을 많이 다닌 것이 온라인 쇼핑물 구상에 큰 도움이 됐다는 이야기를 회장님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다"며 "데이콤에서 일했던 경험이 국내 온라인 마켓 시장 개척에 밑거름이 된 듯하다"고 말했다.


벤처캐피털인 '프라이머'의 권도균 대표 또한 데이콤 출신이다. 전자결제 사업자인 이니시스의 창업자로도 잘 알려진 권 대표는 1988년 데이콤에 입사한 후 전산 쪽에서 탁월한 재능을 보였다. 권 대표는 신입직원이던 초기 3년 정도를 청와대 파견 직원으로 일하면서 프로그래밍 언어 공부에 몰두했으며 당시 익혔던 전산 기술이 훗날 이니시스 창업의 밑거름이 됐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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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 전문 업체인 씨디네트웍스의 고사무열 대표는 IT 업계를 대표하는 데이콤 출신 중 상경계열 전공자라는 점이 눈에 띈다. 고 대표는 90년대 중반 데이콤에서 일할 당시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기획팀장으로 일하며 CDN 사업의 시장성에 눈을 떴다. 이후 그가 창업한 씨디네트웍스는 국내 CDN 시장을 개척하며 승승장구했다. 지난 2011년에는 일본통신사업자인 KDDI에게 회사 지분을 2,000억원에 넘겨 성공한 벤처 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방송업계에서도 데이콤 출신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1988년 데이콤에 입사한 변동식 CJ헬로비전 대표는 현재 케이블 업계를 이끌고 있다. 모바일 TV인 '티빙'이나 알뜰폰(MVNO) 사업과 같은 기존 케이블 사업자들이 생각하기 힘든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으며 신규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특히 통신 사업자였던 데이콤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방송통신 융합 서비스 발굴에도 적극적이다. 이외에도 김진석 CJ헬로비전 부사장과 고진웅 씨앤앰 부사장, 조채연 전 씨앤앰 전무 또한 데이콤 출신이다.

데이콤 공채 4기(1984년 입사)인 권택민 한국콘텐츠진흥원 부원장은 "IT산업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80, 90년대에 데이콤을 다녔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큰 행운"이라며 "당시 데이콤에서 남들보다 IT 산업을 빨리 접하고 또 고민했던 것들이 지금과 같은 약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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